▲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구속된 카탈루냐 자치정부 각료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하는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도피 가능성 고려… 곧 강제구인 돌입할 듯
체포되면 독립운동 사실상 막 내리는 수순

[천지일보=이솜 기자]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 분리 독립 운동을 주도하다가 해임돼 벨기에에서 체류 중인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 강제구인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마드리드 형사법원은 3일(현지시간) 카탈루냐 독립공화국 선포 직후 벨기에 브뤼셀로 넘어가 체류 중인 푸지데몬 전 수반과 전직 자치부장 등 각료 4명에 대해 ‘유럽연합(EU)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이 벨기에서 제3국으로 도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들은 카탈루냐 분리 독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반역과 반란선동, 공금횡령 등의 5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스페인법상 반역죄는 최대 징역 30년형에 이르는 중범죄다. 검찰은 이미 카탈루냐 자치정부 전직 관료 8명을 구속한 상태다. 

EU 체포 영장은 EU 회원국 내에 통용되는 영장으로 스페인 검찰은 벨기에 수사 당국과의 공조로 푸지데몬 전 수반 체포 및 국내 송환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뤼셀에서 망명정부 구성을 계획하고 있는 푸지데몬 전 수반은 벨기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2월 21일 카탈루냐 새 자치정부·의회 구성을 위한 지방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의 벨기에 변호인에 따르면 정치적 망명을 하지 않은 채 본국 송환에 대해 맞서 싸운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벨기에 검찰이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할 경우 망명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스페인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가 결정되자 바르셀로나 법원과 카탈루냐 자치의회 앞에선 체포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스페인 검찰이 푸지데몬 전 수반과 전작 각료 4명을 모두 체포해 재판에 넘길 경우 망명정부 구상도 무산되면서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운동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된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헌법 155조를 발동해 카탈루냐 자치권을 박탈한 상태다. 오는 12월 21일 치러지는 조기 지방선거에서 새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 카탈루냐의 독립 시도는 올해를 포함해 총 5번(1641년, 1714년, 1931년, 1934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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