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천지일보(뉴스천지)

대한민국 망명 후 첫 訪美 인터뷰서 심경 밝혀
“트럼프, 北에 도발보단 정책적 메시지 보내야”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태영호(55)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2일(현지시간) “나는 현대판 노예였다”고 밝혔다.

북한을 탈출한 역대 정권 관계자들 중 최고위급 인사였던 태 전 공사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내 아들들은 나 같은 삶은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들이 오랫동안 자유를 꿈꿔왔지만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는 못했었다”면서 “내가 (망명하겠다는) 결심을 얘기했을 때 아들들이 굉장히 기뻐했고, 자유를 얻게 된 데 대해 정말로 감사히 여겼다”고 소개했다.

지난 5월 CNN 인터뷰에서 북한에 있는 누나와 남동생이 자신을 향해 비난을 쏟아 부은 데 대해서도 심경을 전했다.

당시 태 전 공사의 누나인 태옥란(57)씨는 “모든 가족이 그(태 전 공사)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남한으로의 망명이 그를 짐승만도 못한 더러운 인간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태 전 공사의 동생인 태영도(53)는 “그는 이제 남한의 선전도구로 전락했으며, 우리 가족에게 수치만을 안겨줬다”고 맹비난했다.

태 전 공사는 가족들의 비난에도 “어쨌거나 그들의 얼굴을 영상으로 볼 수 있어 기뻤다”면서 “내 인생에서 그들을 다시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내부 정세에 관해서도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지도부 안에서 여러 도전들에 직면하고 있다”며 “그렇게 때문에 김정은이 자신의 무자비함을 드러내 모든 이들이 자신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점을 보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태 전 공사는 “북한 내부에서 군사행동 가능성 분위기가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등 도발적 발언에 대해선 “어느 정도는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런 종류의 수사를 교환하는 것은 필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을 향해 정책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태 전 공사는 말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과 서방 세계가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는 일은 결코 없다’는 점을 계속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서방은 현재의 압박과 제재를 계속하면서도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한 모든 시도를 다해 지금의 방향을 유지하면 파멸되고 말리라는 점을 북한에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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