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구현 강남 파고다어학원 중국어 대표강사

 

최근 한중 관계가 급속하게 냉각됐다고는 하나, 중국어를 배우는 학습자들은 꾸준하다. 오히려 HSK(한어수평고시)준비생들은 조금씩 늘고 있는 분위기다.

기초중국어를 강의한지 5년째다. 다양한 연령대의, 서로 다른 목표를 갖고 중국어를 시작하는 학습자들을 만나왔다. 학원의 특성상 자격증(HSK) 취득을 목표로 시작하는 소위 취준생들의 비율이 압도적이다. 이들이 공부를 시작한지 3일도 채 안 돼 하는 말이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일찍 시작할 걸…” 중국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빚어낸 후회다.

중국어를 시작하길 주저하는 이들에게 “중국어 기초는 어렵지 않다”고 강조하고 싶다. 일부 중국어학원의 광고 중에 ‘중국어 어렵지 않다! 2주면 입이 트인다!’는 문구를 당장 가서 수정해주고 싶다. ‘중국어는 어렵다! 하지만 기초는 너무 쉽다’고.

중국어는 한자가 정말 많다. 중국인들도 모르는 한자가 수두룩하다. 게다가 어떤 한자는 내는 소리만 3가지 이상이다. 상황에 맞게 알아서 읽어야한다. 띄어쓰기도 없어서 어디까지가 주어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처음 입을 떼기에는 한글보다 쉽다.

한자를 몰라도 중국어를 시작한 지 3일만에 “나는 책을 산다” 혹은 “너 일이 바쁘니?”라고 말할 수 있다. 한글을 처음 배우는 외국인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자마다 가지고 있는 병음(알파벳/발음기호)만 알아도 입을 뗄 수 있다. 이점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한자의 부담은 중급부터 가지면 된다. 성조는 한 단어를 10번 정도 무한반복 따라하면 익혀진다. 물론 그 다음 날에 전날 배운 단어의 발음연습은 필수다.

그리고 성조를 틀리면 중국인과 소통이 안 된다? 이 역시 과장된 표현이다. 성조를 틀리면 중국인이 우리를 귀엽게 볼뿐이지 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성조에 부담갖지 말고 아는 단어만 주술목 구조로 대입시키면 누구나 중국인에게 칭찬받을 수 있다. ‘나’는 중국어로 워(我), ‘책’은 중국어로 슈(书), ‘보다’는 중국어로 칸(看). 성조를 몰라도 “워칸슈”라고 하면 모든 중국인이 웃으며 알아들었다 할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단어암기다. 수업 때 강조하는 게 단 하나 있다. 바로 어휘량이다. 하루에 많은 단어를 배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얼마나 외워가고 다음 날 얼마나 머리에 남아있는지가 관건이다. ‘중국어=어휘량’은 꼭 기억해줬으면 한다.

중국어에 대해서만큼은 단언한다. 하루에 단어만 30개씩 암기해도 회화실력은 그 누구보다 늘 수 있을 것이다. 성조까지 완벽하면 금상첨화지만 중국인들은 우리에게 완벽함을 요구하지 않는다. 한국 TV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어눌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외국인을 보는 우리의 시선을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단어암기만 재미있게 해도 중국어 실력이 늘 수 있고 기초를 수월하게 습득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중국어는 시작하기 쉽다. 단어 암기만 해도 중국어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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