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 취임법회가 1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렸다. 설정스님이 취임법회 후 신도들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취임법회 봉행
“고칠 것은 고치고, 바꿀 것은 과감히 바꿀 것”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불교다운, 존경받는 불교를 만드는데 신심을 다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1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취임법회에서 종도와 각계 인사 등 참석자 1만여명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설정스님 취임법회는 조계사 대웅전과 우정국로를 가득 메운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법회는 반야심경 봉독과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의 법어, 설정스님 취임사, 정·관계와 종교계 축사 등으로 진행됐다.

제35대 집행부의 슬로건은 ‘불교다운 불교, 존경받는 불교, 신심 나는 불교’이다. 취임사를 전한 설정스님은 “사부대중이 꿈꾸면 달라진다”며 “잘하고 있는 것은 더 잘하도록 하고, 고칠 것은 고칠 것이며, 바꿀 것은 과감히 바꿀 것”이라면서 개혁의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설정스님은 “수행 가풍과 승풍을 진작해 불교를 불교답게 만들고, 종단의 사회적 역량을 강화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지난 선거 과정에서 저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모든 것이 제 부덕과 불찰에서 비롯됐다고 여긴다”며 “여러 문제로 갈등했던 분들과 대화합을 이루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겠다. 또한 선거문화를 개선하고 대탕평 정책을 펼쳐 종도들이 환희작약((歡喜雀躍, 매우 기뻐서 펄쩍펄쩍 뛰며 좋아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올바름을 실천하는 파사현정, 뭇 생명과 모든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자비행은 국민 모두가 더불어 행복하고 정의로운 나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면서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쌓아오신 높고 두터운 경륜이 한국 불교계가 더욱 화합하고 융성하는 토대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 취임사를 전하는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웃 종교계를 대표해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가 축사를 전했다. 김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직을 시작하시며 서로 다른 종교인들의 우정 어린 대화의 필요성을 재천명하셨다”며 “우리 사회와 민족을 위해 모든 종교인이 협력할 수 있기를 바라며, 설정스님이 큰 역할을 하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김 대주교와 함께 원불교 한은숙 교정원장, 천도교 이정희 교령,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박우균 회장, 한국이슬람중앙회 이주화 이맘 등이 참석했다.

정치권에서도 정세균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여야 의원이 자리를 함께하며 설정스님의 취임을 축하했다.

한편 설정스님 취임법회에 앞서 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는 이날 서울 종로구 공평사거리에서 ‘설정스님 취임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불자 30여명은 ‘은처자 의혹 설정 OUT’ 등의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이들은 “설정스님은 본인의 약속처럼 은처자 의혹의 해명없이 총무원장이라는 공무를 수행해서는 안 된다”며 “즉시 해명할 수 없다면 총무원장 직위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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