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중국 당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등으로 냉각된 한중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한 3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관광객들이 길을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중관계 정상화 발표, 명동 상인들 기대감
일부 상인 “적어도 한 달은 지나봐야”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남승우 인턴기자] “좋은 일이죠. 빨리 경기가 회복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명동거리가 꽉 차서 한 걸음도 떼기 힘들었던 과거의 붐볐을 때로 다시 돌아갔으면 좋겠네요.”

한국과 중국 당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등으로 냉각된 한중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한 31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A화장품 매장의 손서연(25)씨는 얼굴에 미소를 그리며 이같이 말했다.

한중 양측이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회복시켜 나가기로 합의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대폭 감소했던 명동 거리도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기자가 찾은 명동 거리의 가게들은 가게물품을 정리하며 손님 맞을 준비가 한창이었다.

거리 곳곳엔 명동을 구경하기 위해 나온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가게에서는 손님들의 시선을 끄는 음악이 흘러나왔고 직원들이 문가로 나와 행인에게 “한 번씩 보고 가세요”라고 외쳤다.

겉으로 보기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으나 한중관계 개선 발표 이후 상인들의 내면에는 변화가 있는 듯 했다. 몇몇 상인들은 사드 여파로 입었던 타격을 회상하면서도 앞으로 활기를 되찾을 명동을 떠올리며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중관계가 회복되면 여러 가지로 좋지요. 중국 사람들은 씀씀이가 커서 장사가 잘되거든요. 필리핀과 베트남에서도 관광객이 오긴 하지만 중국 사람들에 비하면 확실히 소비가 적어요. 그 동안 사드의 여파로 얼마나 힘들었는데 다시 좋아질 걸 생각하면 기대가 큽니다.”

명동역지하쇼핑센터 옷가게를 운영하는 이남오(60, 여)씨는 옷을 드라이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경제가 살아야 나라가 사는 게 아니냐”면서 “지하도 지하지만 지상은 땅값이 비싸 타격이 더 컸을 것이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지하나 지상이나 모두 예전의 모습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명동에서 화장품가게를 운영하는 백옥란(20대, 여)씨도 “한중관계가 회복돼서 중국인 관광객이 들어온다는 건 좋은 소식”이라며 “사드배치 이후로 손님이 줄었고 중국 손님이 없어 허전한 느낌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한중관계 정상화로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명동거리 B신발가게 사장 박모(30대, 남)씨는 “10%나 될까. 신발품목에서는 영향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명동에 자리잡은 S호텔 관리자 김희영(40대, 여)씨도 “사드배치 이후 타격이 몇 달은 있었지만 그 이후엔 큰 타격이 없다”며 “한중관계 회복에 따른 매출 증가 기대감이나 바람은 없다”고 밝혔다.

화장품 가게에서 만난 조혜연(30대, 여)씨는 “돌아가는 현실을 봐야하는 것이고 오늘 발표 났다고 금방 좋아지는 게 아니라는 생각에 기대감도 없다”며 “적어도 한 달은 지나봐야 알 수 있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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