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7일 정수연(왼쪽에서 두 번째 줄) 교수와 건국대 경영학과 학생들이 하트를 만들며 “행복한 수업”이라고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딱딱한 지식을 가르치기보단 됨됨이가 된 인재 양성에 노력”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행복~ 합시다.”

지난달 27일 오후 건국대학교 1학년 경영학과 수업시간. 정수연 교수의 수업 시작과 끝을 알리는 인사말이다.

‘경영학’과 ‘행복’이라….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낯선 이 두 단어의 융합도 정 교수의 수업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지식을 습득하고 학점을 관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업 자체가 재미있고 자신이 행복해야 그 긍정적인 에너지를 타인에게도 전달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 정 교수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수업을 ‘행복한 수업’이라고 부른다. ‘행복한 수업’이라는 이름의 카페도 개설했다.

“지식을 가르치기 보다는 아이들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교육을 하고 싶었어요. 인간 됨됨이가 된 인재는 어느 조직에서나 필요한 법이죠.”

지난 4년간 나사렛대 서강대 건국대 서울여대 단국대 등에서 수많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딱딱하고 이론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원론과목일 터. 정 교수는 LG전자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기업에서 혁신 방법론으로 채용하는 6시그마, 블루오션, TPS, 트리즈 등 제반기술을 수업에 녹여 이론과 현실을 겸한 실무를 알려주고 있다.

김우희(건국대 경영학과 1학년) 씨는 “스펙을 위한 지식을 쌓고, 또 그 지식을 점검했을 때 결과가 있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만 교수님의 평가 방식은 좀 다르다”며 “평소 수업 태도나 발표력·사회성·열정 등을 통해 학생이 변화하는 과정을 중시한다”고 정 교수의 수업 방식에 만족해했다.

정 교수는 교과 교재 외에도 학생들의 창의적인 참여를 이끄는 내용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배양시키기 위해 학생들의 발표 기회를 자주 만든다.

또한 다양한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학우 간 협력해서 소화할 수 있도록 팀 과제를 많이 던져준다. 정 교수는 온라인 카페에서도 수업 아닌 수업을 이어가 수시로 학생들과의 벽을 거둬내고 있다.

특이하게도 정 교수는 학기마다 만나는 200여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번개 모임을 5번 정도 한다.

교수와 학생 사이의 관계에서도 신경을 쓰고 있지만 학생들 간 소통의 길도 열어 놓고 있는 것이다.

정 교수는 “개인이나 팀별로 과제를 많이 주는 편인데 학생들에게 지속적인 자극을 주고 과제를 성취함으로써 자신감을 길러주고 싶어서다”라면서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과제’ 대신 ‘과자’라는 긍정적인 말을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의도와는 달리 카페에 악성 댓글도 올라와 마음고생도 했다.

정 교수는 “제 수업 방식을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의 말 한마디, 응원의 문자 메시지, 감사글이 담긴 이메일 등에 힘입어 지금의 수업방식을 이어갈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정민(건국대 경영학과 2학년) 씨도 정 교수의 수업 방식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전 씨는 “교수님께서 학생들이 주가 되는 수업을 진행하시다보니까 시험 범위도 우리가 정한다”며 “교재 외에 사회적 이슈나 경영학계 트렌드 등을 우리가 직접 정해 교수와 소통한 후에 시험을 보기 때문에 얼마나 충실히 수업에 참여했느냐에 따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교수의 한 학기 수업을 들은 후 학생들이 동기 모임인 ‘행복포럼’을 발족했다. 학교 내 관계가 학교 밖까지 이어졌다. 정 교수가 강조한 인적 네트워크가 작게나마 결실을 맺은 셈이다.

정 교수는 “힘이 닿는 데까지 사회에 유익이 되는 제자를 길러내고 싶다”며 강한 사명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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