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 공동대표 김동호 목사가 26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명성교회 변칙 세습 비판의 글 중 일부다. (출처: 김동호 목사 페이스북 캡처)

세반연 김동호 목사, 페이스북에 명성교회 세습 비판 글 올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명성교회는 더 이상 하나님의 교회가 아니다.” “사탄의 꼬임 수에 넘어갔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 공동대표 김동호 목사가 26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초대형 명성교회(임시당회장 유경종 목사) 소속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서울동남노회가 이틀 전 정기노회에서 명성교회가 신청한 ‘김하나 목사 청빙안’을 통과시키자, 김 목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노래명성교회의 담임 김하나 목사는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이다.

김동호 목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사탄교 바이블 1장 1절 말씀(?)’이란 타이틀로 글을 시작했다. 김 목사는 서두에 사탄교를 거론하며 “사탄교에도 바이블이 있다. 사탄교 바이블 처음은 ‘네 삶의 주인은 너 자신이다’로 시작된다”며 “우리가 우리 삶의 주인이 되면 좋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무지 무능한 자가 스스로 하나님이 되고, 주인이 돼 자기 생각과 욕심과 뜻대로 살면 좋을 것 같지만 결국은 실패하고… 망하게 될 뿐이다”고 말했다.

▲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 공동대표 김동호 목사가 26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명성교회 변칙 세습 비판의 글 중 일부다. (출처: 김동호 목사 페이스북 캡처)

이어 교회세습에 대한 입장과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김 목사는 “아들이 후임 목사가 돼야만 안정적인 교회가 된다고 생각하는 교회가 뜻밖에 많다. 그렇게 보인다”며 “세습은 교회의 사유화를 의미한다. 교회의 주인이 하나님이 아니라 목사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교회는 아무리 커도 모래위에 세운 교회이다. 절대로 반석 위에 세운 교회가 될 수 없다. 반드시 무너질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또 그는 “자신만 무너지면 그나마 괜찮다. 노회와 총회 그리고 한국의 개신교가 그와 함께 무너지게 될 것이라는 것이 문제”라며 “그 무너짐은 이미 시작됐다. (예장통합 서울)동남노회가 무너졌다. 총회까지 무너져서는 안 되는데 그게 두고두고 걱정이다”고 총회의 현실을 우려했다.

김 목사는 “‘명성교회의 주인은 김 아무개 목사이다’ 사탄의 꼬임 수에 넘어갔다”며 “명성교회는 더 이상 하나님의 교회가 아니다. 그를 도와 노회 통과를 묵과하고 방조한 동남노회는 더 이상 하나님의 성노회가 아니다”는 글로 마무리했다.

이날 김 목사의 페이스북 글은 몇 시간 만에 500명 가까이가 봤다. 380여명이 ‘좋아요’를 누르는 등 SNS를 타고 급속히 퍼지고 있다.  

▲ 교회개혁실천연대 회원들이 지난 3월 19일 명성교회 앞에서 ‘변칙세습 반대’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초대형 명성교회 세습 마지막 수순… 총회·김하나 목사 결단만 남아

명성교회 당회가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를 담임으로 청빙하는 안을 동남노회가 받아들임으로써 ‘부자 변칙 세습’ 절차는 사실상 마지막 단계만 남았다. 총회와 김하나 목사가 이를 인정하고 행동에 옮기면 초대형 부자세습은 마무리된다.

목회자들의 정치 집단인 총회는 김삼환 원로목사의 힘 앞에선 무력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세습 반대를 외치는 개혁 세력들은 아들 김하나 목사만 바라보고 있다.

지난 2013년 예장통합총회가 세습방지법을 결의하자 당시 김 목사는 “세습 금지는 역사적 요구, 총회 결의에 따르겠다”고 밟혔다. 그러나 현재 김 목사는 모든 절차를 새노래명성교회 교인들과 논의하고,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는 말 외에는 더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세습 반대의 명확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명성교회 세습반대 온라인 서명운동에 동참자는 현재(23일)까지 총 5805명이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세습 강행 의지를 보인 명성교회를 강하게 비판하며 세습반대 촛불시위 등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변칙 교회세습 논란을 빚고 있는 명성교회 전경.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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