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상담개발원 이점임 상담원이 지난 23일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살사 프로젝트
불교상담개발원 이점임 상담원

[천지일보=이지솔 인턴기자] 2014년부터 서울 지역 자살률이 4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종교계가 자살률 감소에 도움을 주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장에서 직접 뛰고 있는 상담원을 만나봤다.

불교상담개발원 이점임 상담원은 23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명예스럽지 않게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한국은 13년째 자살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일본은 일 년에 자살예방에 3000억을 들이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예산은 20억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예산뿐 아니라 좀 더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한 “정부에서 이러한 힘든 사람들이 필요할 때 언제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다양한 기관들에 전문상담사를 더 많이 투입해 전문 인력을 늘려야 한다”며 “연계기관과의 협조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 상담원은 “계속 자살을 개인적인 일로만 치부한다면 더 이상의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며 “이제는 자살을 개인의 일이 아니라 사회의 문제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결방안에 대해 “우선 개인의 가치발견을 통해 자신의 장점을 찾는 교육과 공동체성 회복을 위한 놀이나 문화를 접하게 해주는 것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자살 시도자에게 “자신의 가치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냐”고 질문한다며

자살예방에 日 3000억 韓 20억
1/150 수준… 정부 관심 필요
자살 막으려면 가치 찾아줘야

“그것은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자기 자신이 얼마만큼 잘 이겨내고 사느냐 하는 것이다. 살아가다 보면 실패도 하고 좌절도 받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자신의 가치가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이 상담원은 자살시도자에게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으로 ‘나는 용기 있는 사람이다 (3만 번을 넘어지면서 걸음마를 배운 사람이다)’ ‘내가 바로 주인공이다’ ‘지금이 어려운 시기라고 느껴지면 지금은 용기를 낼 때이다’ ‘나는 내 인생을 멋있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등을 외치는 것을 제시했다.

유가족들에게는 ▲죄책감이나 책임감을 느끼지 말 것 ▲주변의 시선에 신경 쓰지 말고 도움을 청할 것 ▲누군가와 함께할 것 ▲먼저 간 사람의 나쁜 점보다는 좋았던 점을 더 많이 말하며 좋은 사람이었음을 기억할 것 ▲웃어서 뇌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고, 내 몸과 마음 회복시킬 것 등을 제안했다.

이 상담원은 자비의 전화 상담을 통해 요양원·복지관 등의 기관에서 노인 상담 및 소년원 멘토를 하고 있다.

한편 가톨릭·개신교·불교·원불교 등의 4대 종교계는 자살예방 활동을 위해 서울시와 ‘살사(살자 사랑하자) 프로젝트’를 함께하고 있다.

살사 프로젝트가 기획된 것은 2014년 박원순 시장이 민선 6기 공약으로 자살 고인과 유족들에게 종교계가 종교만의 특별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하면서부터다. 살사 프로젝트는 2015년도부터 시작됐다. 박 시장의 공약은 내년까지 진행된다.

4개 종교계 중 불교는 템플스테이를 통해 유가족들 및 자살 시도자와 자살고위험들이 정기적으로 모여서 마음을 정화하고 힘든 것들을 서로 나눌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