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투표소 찾아, 오후엔 20ㆍ30대 발길
투표율 예상보다 높아질 듯…경찰 갑호비상 발령

(서울=연합뉴스)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킬 지역 일꾼을 뽑는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2일 전국 투표소 1만3천388곳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유권자들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이날 오전 6시부터 집 근처 투표소로 향했으며, 투표 방식이 과거와 달라져 일부 혼선은 빚어졌지만 비교적 큰 혼란 없이 투표가 진행됐다.

월드컵 열기와 정치 무관심 등으로 무척 한산했던 2006년 지방선거 때와 달리 각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전에는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과 노ㆍ장년층, 일찍 투표를 마치고 여가를 즐기려는 사람이 주를 이뤘으며, 오후에는 그동안 선거 참여율이 저조했던 20대와 30대가 눈에 띄게 투표소를 찾았다.

젊은층의 참여 등으로 투표율은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광진구 건국대에 마련된 화양동 제6투표소에서는 점심시간이 지나면서 학생과 인근 주민이 줄을 서 투표 차례를 기다렸다.

이곳에서 20년 넘게 선거 관리를 했다는 신태화 투표관리관은 "오늘 투표율이 40%에도 못 미칠 것이라 예상했는데 오후 1시40분까지 33%를 넘어섰다"며 "지역 특성상 노인분이 많이 올 것 같았는데 점심 때가 지나자 젊은 학생이 더 많다"고 전했다.

부인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회사원 김훈(36)씨는 "젊은이들의 참여 의식이 높아진 것 같아 고무적"이라며 "선거를 한 두차례 더 거치면 많은 사람이 참여해 합리적 민주주의가 자리를 잡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북구 석관동 석관고교에 마련된 투표소에도 유권자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투표소 관계자는 "오후에도 줄이 끊어지지 않은 채 계속 20∼30명씩 서 있었다"며 "선거를 여러번 봤지만 오늘처럼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투표소를 찾는 경우는 처음 봤다"고 전했다.

양천구 신정7동 양천아파트 투표소 참관인도 "오전에는 나이 든 남성이 많았고 오후에는 20∼30대 젊은 사람과 아이를 데리고 나온 주부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두차례에 걸쳐 4장씩 8장의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하기 때문에 혼란이 예상됐지만 일부 유권자가 불평을 늘어놓기만 했을 뿐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구 이태원1동 남부노인정에 마련된 투표소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왜 이리 복잡하냐'며 불평을 많이 했다. 투표장이 좁고 동선이 복잡하다보니 혼잡스럽기도 했지만 투표 진행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투표 시작과 동시에 최상위 비상령인 갑호 비상을 발령하고 7만7천여명을 동원해 선거 치안 확보에 나섰다.

경찰은 투표소 주변에서 거점 근무나 순찰을 하고 투표함 회송 노선에서 무장 경찰관을 차량에 동승시키는 한편 개표소에도 경찰관을 60명씩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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