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년고찰 부산 범어사가 21일 오후 대웅전 앞마당에서 팔관회 행사를 개최한 가운데 국운융창과 대사회통합을 발원하는 호국기원법회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호국기원법회·백희가무 등 행사 다채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신라 때부터 꽃피운 불교문화 축제 ‘팔관회’ 행사가 천년고찰 부산 범어사에서 열렸다. 팔관회는 부처님 계(戒)를 기본으로 삼아 호국을 기원한 불교 전통문화다.

21일 오후 부산 금정구 범어사 경내에서 열린 팔관회 행사는 사찰을 찾은 불자와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행사에는 방장 지유스님, 부산불교연합회 회장 경선스님, 수석부회장 세운스님, 상임부회장 효원정사 등 주요 승가 내빈 및 서병수 부산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호국기원법회로 시작됐다. 호국기원법회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왕생극락을 발원하고 국운융창과 대사회통합을 기원하는 행사다. 지유스님이 사찰의 창건기념일인 개산대재(開山大齋)를 함께 기념하는 법문을 내리고, 참석 사부대중은 호국기도문(인왕반야경 호국품)을 낭독하며 호국불교 정신을 기렸다.

지유스님은 법어에서 “범어사는 나라를 지키는 호국사찰의 대표적인 상징적 사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이름이 금정산이요 범어사냐”며 “기록에 보면 금정산 꼭대기에 바위가 많다. 그 많은 돌에 물이 고여 우물이 있을 때 금빛 나는 물고기가 하늘에서 놀았다 하여 금정산, 범어사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마다 중생이 불생불멸의 불성을 갖추고 있으나 나름의 지식에 사로잡혀있어 까맣게 잊고 있다”며 “(불성은) 결코 밖에 있는 게 아니라 스스로 안에 있다. 스스로 찰 때 찬 줄 알고 더울 때 더운 줄 안다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후 범어사 문화광장에서는 전통문화공연인 백희가무가 열렸다.

팔관회(八關會)는 신라시대에 시작돼 고려시대에서는 연등회(燃燈會)와 함께 국가의 2대 의식 중 하나로 거행된 우리의 대표적인 불교전통문화축제로, 부산시 무형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팔관회의 중심내용은 부처님의 팔재계(八齋戒)를 통한 팔계수행을 목적하는 불교적의식과 순국장병의 넋을 기리고 왕생극락을 발원하는 호국의식으로 구성된다.

아울러 여러 토속신에 대한 제사와 가무(歌舞)도 겸하고 있었다. 가을의 추수를 천신(天神)에 감사하기도 하고, 국가를 위해 전사한 장병들의 명복을 비는 의미에서 지신(地神)과 수신(水神)을 즐겁게 하는 종합적인 종교행사였으며 문화제였다. 2000년부터 부산광역시 불교연합회 등이 고려 팔관회를 재현해 해마다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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