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체코·사우디 원전 수출 타진 중
최대 3GWe 규모의 ‘원전 건설’ 추진
사우디, 내년 2.8GW 원전 2기 착공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이 재개하는 방향으로 결론나면서 원전 수출 산업이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오전 신고리 공론화위원회가 정부에 신고리 5·6호기에 대한 ‘건설 재개’를 권고했다. 건설중단 의견은 40.5%, 건설재개는 59.5%로 ‘건설 재개’ 방향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
공론화위는 “시민참여단 4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종 4차 조사결과 건설 재개 의견이 19%포인트 높았다”고 밝혔다.
원전업계는 그동안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중단되면 원전 수출에 상당한 차질이 빚게 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원전 수출은 자국 발전소의 운영 상황과 실제 가동력 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는 탈원전 정책과 상관없이 수익성과 리스크를 따져 원전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하지만 원전업계는 ‘우리가 스스로 원전 건설을 중단한다면 누가 해외에서 우리 원전을 사겠냐’며 정부 태도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취해왔다.
이런 가운데 신고리 공론화위원회가 정부에 신고리 5·6호기에 대한 ‘건설 재개’를 권고함에 따라 탈원전 정책으로 위기에 처한 원전 수출 산업은 기사회생하게 됐다.
원자력 업계는 현재 영국, 체코,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원전 수출을 타진 중에 있다. 이들 국가에는 최대 3GWe(1GWe는 원전 1기 설비용량) 규모의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는 내년 2.8GW 규모의 원전 2기를 착공하고 2032년까지 17.6GW 규모로 원전을 늘려가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입찰이 본격화될 경우 한국과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이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은 현재 21조원 규모로 차세대 원자로를 건설하는 ‘무어사이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에 한국형 신형 원전 모델인 APR 1400도 후보 모델 가운데 하나로 포함돼 있다. APR 1400은 한국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원전 모델로 UAE에 수출된 모델과 같다. 신고리 5·6기에도 적용됐다.
특히 지난 9일에는 APR1400의 유럽 수출형 EU-APR의 표준설계가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 본심사를 통과하기도 했다. 한국의 원전 기술이 유럽에서 인증을 받은 만큼 유럽으로 수출시장을 넓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체코 정부도 내년 중에 신규원전사업 입찰제안서를 발급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은 체코 원전사업을 위한 기자재 공급망 구축, 현지인지도 제고를 위한 홍보활동 등 여러 수주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수주 경쟁국으로는 러시아, 중국 등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