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서울 금천구 금천예술공장에서 ‘다빈치 크리에이티브 2017’ 프레스투어가 진행 중이다.ⓒ천지일보(뉴스천지)

관객, 직접 로봇 입고 퍼포먼스 참여 가능
증강현실 기술과 접목된 예술작품 다수 전시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국제 미디어아트의 현재를 체험할 수 있는 아트X테크놀로지 페스티벌이 베일을 벗었다.

20일 서울 금천구 금천예술공장에서 ‘다빈치 크리에이티브 2017’ 프레스 투어가 진행됐다. 이번 페스티벌의 주제는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로 13개의 전시작품과 4개의 퍼모먼스·TED강연을 즐길 수 있다.

이번 페스티벌의 주제인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는 1970년 일본의 로봇 공학자 ‘모리 마사히로’의 이론을 인용한 제목이다. 언캐니 밸리란 인간과 흡사하고 거의 똑같은 로봇의 모습과 행동 때문에 느껴지는 거부감의 영역을 뜻한다.

이번 페스티벌의 주제는 언캐니 밸리에 물음표를 붙였다. 최두은 ‘다빈치 크리에이티브 2017’ 예술감독은 “물음표를 붙여서 로봇과 사람이 어떻게 가까워질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 감독은 “그동안 증강현실은 많이 있었다”며 “이번 페스티벌은 인간의 몸과 의식조차 증강현실과 혼합된 ‘증강휴먼’을 지향한다. 미래를 준비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스티벌의 개막은 캐나다 작가 빌 본(Bill Vorn)과 루이 필립 데메르(Louis-Philippe Demers)의 ‘인페르노’가 담당한다. 인페르노는 사전 참여 신청한 관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퍼포먼스다. 관객은 20㎏이 넘는 로봇을 어깨에 장착하고 로봇의 제어에 따라 움직인다.

금천예술공장 3층 전시실에 전시된 13개의 작품은 ‘다빈치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당선된 국내 작가의 작품과 해외 초청작으로 구성돼 있다. 다빈치 아이디어 공모전은 금천예술공장이 신진예술가 발굴 및 지원을 위해 진행하는 미디어아트 창작지원 사업이다.

다빈치 아이디어 공모전 당선자인 닥드정 작가는 자성물질로 액체의 움직임을 유도한 ‘형이상한 연못’을 선보인다. 그는 “공모전 당선작은 이보다 작은 작품이었는데 지원을 받아 작품을 크게 만들게 됐다”며 “사전에 녹화된 영상과 비례하는 크기의 전자석 픽셀이 움직이며 모양을 만든다. 관객들이 연못 속에서 꿈틀거리는 것이 가짜인 것을 알면서도 진짜 생명체인 양 쓸데없는 농담을 주고받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또 다른 국내 참여 작가 우주+림희영 팀은 실시간 증권 데이터의 변동에 따라 작품이 움직이는 ‘호모 캐피탈리쿠스’를 출품했다. 작품은 컴퓨터와 연결돼 있어 주가가 상승했을 때 움직임이 빨라지고, 하락했을 때는 느려진다.

우주 작가는 작품을 구상하게 된 배경에 대해 “자본주의적 인간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증권 상황의 변화와 연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며 “작품은 느리게 움직일 뿐 멈추지는 않는다. 자본주의에 힘겹게 삶을 이어가는 사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아트와 기술 결합의 현주소를 보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빈치 크리에이티브 2017’은 같은 날 저녁 6시 30분에 개막해 11월 5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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