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미화원에게 막말을 쏟아 낸 경희대 패륜녀 사건이 해당 학생의 사과로 어렵사리 마무리 되자마자 인천 패륜녀 사건으로 세간이 시끄러웠다. 연이은 막말 패륜녀 사건을 보면서, 이런 사례가 일부 학생의 문제일지 생각해 보면 씁쓸해진다.

젊은이들의 언어폐단은 경쟁사회에서 내 자식만 잘되면 된다는 부모들의 이기심에, 인성교육의 부재가 더해진 결과다.

여기에 인터넷이라는 미디어를 길 삼아 전파된 막말은 젊은이들의 가치판단과 언어폐단에 절대적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런 패륜녀 사건을 본 네티즌들이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한 것이다. 막말 사태가 보편적인 선에서 마무리된 건 아직은 상식이 통한다는 얘기다.

정작 나라를 혼란에 빠트리는 건 정치인들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막말 괴담이다. 국민은 대책 없이 내뱉은 막말을 주워담느라 곤혹을 치르는 정치인을 숱하게 보아왔다.

얼마 전 천안함 진상 발표 후에 국제사회가 한국의 조사결과에 절대적 신뢰를 표한 것과 달리, 우리 내부에선 온갖 추측성 발언과 괴담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평양에서 열린 외신기자회견에서 북한 박림수 국방위원회 정책국장이 우리 측 일부 정치인의 억측을 그대로 베껴 쓰다 증거가 없어 망신만 당한 일이 있었다.

“한미 합동 군사훈련 도중 미군 오폭에 의해 격침 됐다” “북한에서는 1번이라는 일본식 표기를 쓰지 않는다”는 등 일부 정치인의 근거없는 발언이 대책을 궁리하는 북한에 말거리를 제공해줬음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정치인의 막말이 국가와 사회에 미치는 파장을 생각해보면, 대책 없는 막말 정치인은 막말 패륜녀보다 더한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다.

예절은 간데없고 부모 같은 어른에게 어이없는 말과 행동을 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된다. 또한, 대책 없는 말을 쏟아내고, 아니면 말라는 식으로 무책임하게 행동하는 정치인을 보면 대한민국의 현재가 답답해진다.

오늘 투표에 참여하는 국민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려는 사람에게 표를 던질 것이다. 투표율이 저조하다면 투표하고 싶은 후보가 없다는 증거이며, 국민에게 투표할 마음을 앗아간 모든 정치인이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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