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가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의 국가신용등급에서 ‘Aa2(안정적)’을 유지했다. 사진은 지난 12일(현지시간) IMF/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던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알라스테어 윌슨 무디스 글로벌 총괄과 면담에 앞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경제 회복력·재정 건전성 강점
무디스 신용등급 ‘안정적’
환율조작국 지정 고비 넘겨
한반도 긴장 잠재적 위험요소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우리나라가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의 국가신용등급에서 ‘Aa2(안정적)’을 유지했다. 이와 함께 미국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환율조작국 지정 고비를 넘기면서 한국 경제가 대외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8일 한국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현재 수준인 Aa2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Aa2는 무디스에서 세 번째로 높은 등급이며, 우리나라는 무디스가 2015년 12월 국가신용등급을 ‘Aa3’에서 사상 최고인 Aa2로 상향 조정하고서 1년 10개월째 현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무디스의 이번 평가 결과는 지난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열린 연례협의 결과를 반영해 발표한 것이다.

무디스는 한국 경제에 대해 강한 경제 회복력, 재정건전성, 투명한 정부 제도 등을 바탕으로 현행 등급을 유지하기로 했다. 무디스는 한국이 향후 5년간 2∼3%대 견조한 성장이 가능하고 혁신성장 관련 높은 경쟁력이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고령화, 기업 구조조정, 높은 가계부채는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꼽았다. 또한 정부 정책 수립 및 효과적 집행 능력 등이 큰 강점이며 투명성, 정책예측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무디스는 한국 경제의 설비투자 증가세가 견조하고 수출 증가, 민간소비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선출 후 소비심리가 상당히 회복됐으며 하반기 중 확장적 재정으로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안정적인 재정정책을 운영하고 있고 견조한 성장전망 덕분에 향후 재정 건전성 유지에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또 무디스는 새 정부가 포용적 성장을 위한 경제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 재벌개혁 등 공정경제 확립을 성공적으로 추진한다면 잠재성장률 제고, 제도적 안정성 보완이 이뤄질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한국의 재정 지출 증가도 예상되지만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따른 세수 증가로 상쇄할 것이며 GDP 대비 정부부채는 40% 수준을 예상했다. 다만 한반도 내 군사적 충돌과 갑작스런 북한 정권 붕괴는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평가했다.

이에 대해 무디스는 “북한 관련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으며 군사적 충돌 시 한국 신용등급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현재까지 경제·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금번 무디스의 한국 신용등급 유지 재확인은 한국경제의 경제적·제도적 강점과 양호한 재정건전성, 대외부문의 안전성 등 경제 펀더멘털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우리경제를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김동연 부총리가 뉴욕 무디스 본사 방문(9월)에 이어, IMF/WB 연차총회 기간(10월) 중 글로벌 총괄을 면담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체제를 가동한 것도 금번 평가에 기여한 것으로 봐진다.

향후에도 정부는 국제신평사와 해외투자자 등에 관련 정보를 적시 제공하는 등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감으로써 대외신인도 관리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10월 환율보고서에서 지난 4월에 이어 다시 관찰대상국(monitoring list)으로 분류됐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일본, 독일, 스위스 등 5개국이 교역촉진법상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됐고, 지난 4월 관찰대상국에 함께 올랐던 대만은 제외됐다. 

미국 교역촉진법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상반기(4월 15일), 하반기(10월 15일) 두 차례 의회에 주요 교역상대국의 환율조작 여부를 조사한 보고서를 제출한다. 이번 10월 보고서는 이달 중순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관계로 다소 지연됐다.

미국은 현저한 대미 무역수지 흑자(200억 달러 초과),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GDP 대비 3% 초과), 환율시장의 한 방향 개입 여부(GDP 대비 순매수 비중 2% 초과) 등 세 가지 기준으로 교역대상국을 분석해 환율보고서를 작성한다.

앞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보고서가 제출된 올해 4월에도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되면서 고비를 맞은 바 있다. 보고서는 평가 기간 중 한국의 매수 개입규모를 GDP 대비 0.3%인 49억 달러 규모로 추정했고, 경상수지 흑자는 GDP의 5.7%, 대미 무역흑자는 220억 달러로 평가했다.

또한 보고서는 한국에 대한 정책권고로 내수 활성화 필요성을 언급하는 한편 지난번 보고서와 같이 외환시장 개입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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