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연 화가 건국대 겸임교수

한국에도 미술품 경매 정보의 실시간 확인은 물론 서면으로 주문도 할 수 있는 스마트폰 응찰 서비스가 생겨서 고객들이 편리해졌다.

일반 컬렉터들이 중요한 정보를 얻으려면 힘이 드는데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실시간으로 중요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으니 스마트폰은  적을 이길 수 있는 또 하나의 무기인 셈이다. 기술과 미술 유통의 융합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으로서 작가들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스위스 바젤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거물 화상 에른스트 바이엘러 등의 주도로 창설돼 41번째로 올해 6월 중순에 스위스에서 5일간 열리는 바젤 아트페어에서 마음에 드는 미술품을 구입하려고 하면 엄청난 투자를 하여야 한다.

즉, 정보에 대한 투자이다. 많은 컬렉터들이 전시 작품 정보를 알아내 입도선매를 시도하기 때문이다.

한편 신진 갤러리들이 소개하는 젊은 작가들을 프로모션하고자 개인전을 꾸며주는 ‘발르와즈 아트 프라이즈’로 상징되는 아트 스테이트먼트(Art Statement)전도 바젤 아트페어의 묘미이다. 기존 브랜드와 신규 브랜드가 상존하는 시장이 현대의 미술시장이다.

요즘 모두들 불경기라고 하지만 사실 매년 불경기가 아닌 적이 없었다. 누구에게나 다 불경기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게 상대적이라는 사실이다.

내년부터 미술품 양도소득세 부과가 시행 예정이므로 세금을 절약하기 위하여 고가의 작품들이 올해 말까지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남준우 서강대 교수가 국내에서 미술품 경매를 시작한 1998년부터 2008년까지 경매에서 낙찰된 8천여 점의 그림 가격을 분석하여 지난 10년간 미술품 투자수익률이 주식이나 부동산, 채권보다 월등히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와는 직접적 관련이 적겠지만 최근 미술품 경매를 찾는 계층이 다양해지고 있으며 일반 회사원들이 자신의 월급을 모아 화랑이나 작가로부터 그림을 산 뒤 경매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는 미술이 하나의 경제시장으로 자리매김을 갈짓자로 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해외에서는 컬렉터들이 아방가르드한 젊은 작가들인 리처드 프린스, 제프 쿤스, 무라카미 다카시, 데미안 허스트 등의 작품을 선호하면서 이들의 작품 가격은 천정부지로 상승한 바 있다고 한다.

미술평론가 정준모 씨는 한국미술시장이 최근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주목하기 시작하였으나 미술시장에서 가능성 있는 젊은 작가를 고르기는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한다.

어렵기도 하지만 그림 투자는 주식 투자와 마찬가지로 위험이 상존하는 게임이다. 남 교수는 “그림 투자는 주식이나 부동산,채권보다 위험 부담이 높아 전형적인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 상품”이라고 했다.

이러한 국내외 추세에 발맞추어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는 그룹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소위 한국판 무라카미 다카시의 “카이카이 키키!”를 꿈꾸며 뭉친 작가그룹이다.

평소 필자가 주장한 팀워크를 통한 세계진출의 준비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청담동의 화랑 <갤러리아 순수>에서 6월초에 이승철, 마이클 정 등 다양한 분야의 많은 작가들이 첫 모임을 갖는다. 모임의 취지는 다음과 같다.

‘현대 미술의 시장은 각기 다양한 장르와 또 다양한 작가들로 전통을 지키는 작품을 하는 작가와 서양의 팝아트와 같이 자기 색깔과 같이 공유하며 작업을 하는 작가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장르의 젊고 재능 있는 작가들이 많이 활동을 한다.

하지만 개인작가 및 졸업 후 작업 외 개인의 능력으로 자기의 작품을 발표하고 꾸준히 업그레이드하기에는 능력의 한계를 느끼기에 끝없이 발전해 나갈 좋은 작가들이 한계에 막혀 포기하고 주춤하는 처지에 있는 것 같다.

한 해에 자기가 준비해서 전시하고 끝나는 단발성의 한계를 비닐하우스에서 어느 정도 잘 커가다 출하 후 그냥 끝나버리는 단점을 같이 작업하는 작가들이 공유하며 기획하므로 일반시장에서 계속적인 출하와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수분과 조절을 같이 함으로써 제품으로서 정당하게 인정받고 또 다시 개인작가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단계까지 같이 함으로써 작품에 정진하고 또 국내시장에만 국한된 한계를 프로젝트의 힘으로 세계시장의 한국적인 좋은 본보기의 작가들로 발전하는 그런 시작점의 모임으로 발전하는 그리고 또한 멤버가 아닌 새로운 작가들이 들어오고 싶어 하는 장기적 안목을 보고 발전하는 모임의 모태가 되고 싶은 그런 모임이다.’

경영학의 인사조직 분야에서 Stajkovic은 동기적 구성개념인 핵심자신감(core confidence)으로 적극적 희망(active hope), 자기 효능감(self efficacy), 낙관주의(optimism), 복원력(resilience)을 제시한 바 있다. 이제는 한국의 젊은 작가들이 핵심자신감으로 바젤과 같은 대형 아트페어에도 진출하고자 하는 비전을 갖고 팀작업에 임해야 한다.

“쓸데없는 자신감이 내 재산이에요. 단국대학교를 자퇴하고, 미국에서도 3년 동안 전공을 못 찾았을 때도 ‘그래도 난 성공할 거다’라는 대책 없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돌아보면 다행이죠. 당시엔 실패로 볼 수 있지만 그 실패가 없었으면 지금의 제가 없지요.”

광고제에 출품한 첫 작품으로 국제 5대 메이저 광고제에서 12개의 상을 휩쓸은 작은 광고회사 대표인 박서원(31) 씨의 말처럼 작가들은 자신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물론, 창의성과 피나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함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카이카이 키키!”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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