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식량의 날’을 맞아 이탈리아 로마에 본부를 둔 세계농업식량기구(FAO)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 바티칸 텔레비전 방송국(CTV) 영상 캡쳐)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 빈곤 문제와 연관된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면 인류가 생활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16일(현지시간) 교황청에 따르면 교황은 ‘세계식량의 날’을 맞아 이탈리아 로마에 본부를 둔 세계농업식량기구(FAO)의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교황청은 바티칸 텔레비전 방송국(CTV)을 통해 이 소식을 전했다. 교황은 “우리는 날마다 기후변화의 결과를 목도하고 있다. 우리의 생활양식과 소비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과 기후변화가 기아의 원인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기아가 치유 불가능한 질병인 것처럼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면서 “지구라는 행성의 과실은 모든 사람이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엔이 최근 발표한 ‘2017년 세계 식량안보 및 영양 상태’ 보고서에 따르면 만성적인 영양부족 상태에 놓인 인구는 세계 전체 인구의 약 11%인 8억 1500만명에 달한다. 이 보고서는 기아 문제의 뿌리가 분쟁과 기후변화라고 지적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식량안보 상황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지역과 동남아시아, 서아시아 지역에서 눈에 띄게 악화됐다.

교황은 점증하고 있는 전 세계의 기아를 종식하는 데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세계의 제한된 자원을 둘러싼 부주의와 탐욕이 지구와 지구에 사는 가장 약한 이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이 일자리와 식량을 찾아 정든 고향을 버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또한 교황은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하는 파리기후협정을 지구 온난화에 맞서기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으로 평가하는 반면, 일부국가는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발언은 지난 6월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할 것을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교황은 이날 2015년 터키 해안에서 숨진 채 발견돼 난민들이 처한 비극의 상징이 된 시리아 꼬마 아일란 쿠르디와 그의 곁에서 울고 있는 천사를 묘사한 조각 작품을 FAO에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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