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연합뉴스) 경남 하동에서 삼국시대 고분군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1일 하동군에 따르면 국도 19호선(하동읍~악양면) 확장사업 구간인 하동읍 흥룡리 산171-7 일대에서 문화재발굴조사를 벌인 (재)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이 삼국시대 수혈식 석곽묘 21기와 조선시대 분묘 16기, 그리고 토기를 발굴했다.

삼국시대 수혈식 석곽묘는 섬진강 동쪽 구릉을 중심으로 월영형(月影形. 달 그림자 모양) 주구(周溝. 봉분 주위를 두르는 도랑)가 설치되고 이를 중심으로 한 봉토내에 1기의 매장주체부(埋葬主體部. 무덤의 주인을 안치하는 공간)가 있는 단곽식과 2~3기의 매장주체부가 있는 다곽식이 함께 조성됐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구원은 단경호ㆍ장경호 등 토기 수십점이 출토된 것으로 미뤄 석곽묘 축조과정에 토기와 토기편을 함께 매장하는 장속(葬俗) 행위가 성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서 발굴된 토기는 아래 부분에 일자 문양이 남아 있어 십자 문양이 남는 대가야 양식을 모방해 자체 생산한 것으로 연구원은 추정하고 있다.

토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점토를 두드리는 타날판의 문양이 일자와 십자 형태로 다르기 때문이다.

하동지역은 그동안 대단위 고분군이 조사된 사례가 전혀 없는 문화적 공백지대로 분류됐으며 고분군이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발굴된 흥룡리 고분군은 섬진강 주변 지역과의 완충 역할을 하면서 이 지역에서 가야와 삼국시대로 이어진 문화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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