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학생 살해·시신유기 사건의 공범인 ‘어금니아빠’ 이모씨 딸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2일 오전 도봉구 서울북부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경찰 “검찰이 재조사해 달라고… 재청구 여부는 검토 중”
수면제 먹이고 시신 유기 등… 상당 부분 범행에 가담해
가치판단 떨어진 딸 이양, 父 말 듣고 증거 인멸할지도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어금니 아빠’ 이영학(35, 구속)의 딸 이모(14)양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경찰이 재신청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16일 수사 당국에 따르면, ‘어금니 아빠’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양의 구속영장을 재신청하는 방향으로 검찰과 협의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영장을 재신청할지 검찰이 다시 조사해달라고 했다”며 “영장 재청구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양이 이영학의 범행에 많이 가담한 정황을 토대로 구속영장을 재신청하는 데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법원은 이양에게 소년법을 적용, 증거를 인멸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소년법상 소년에 대한 구속영장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발부하지 못한다. 무엇보다 이양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들어 다음에도 기각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양이 범행에 가담한 정도와 이양이 아버지 이영학을 통해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는 점을 들어 구속영장 재신청의 이유가 될 수는 있다.

사건 당시 이양은 이영학의 부탁으로 피해자 A양을 자신의 집으로 유도하고, 이영학이 준비한 수면제를 음료수에 타서 마시게 했다. 이양은 이외에도 A양에게 신경안정제 2알을 더 먹였다. A양이 숨지자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이영학과 함께 옮겼다. 또 A양의 부모님이 딸 A양의 행방을 묻자 거짓증언을 하여 수사에 혼란을 주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 같은 정황을 토대로 경찰은 이양이 가치판단이 떨어진다는 점과 아버지 이영학에게 종속 성향이 강하다는 점을 주시하며 이양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큼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양은 현재 이영학 형의 집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학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제추행살인·추행 유인·사체 유기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된 상태다.

한편 경찰은 이영학 아내의 자살과 기부금 유용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 같은 날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영학의 계좌추적을 시작하는 한편 딸의 희소병 수술비 명목으로 받은 후원금 자료를 담당 구청 등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인 이영학이 고급 승용차를 몰고 값비싼 혈통견을 분양받는 등 호화생활을 해온 정황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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