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계종 진관사가 천지에 의지할 곳 없이 떠돌아다니는 외로운 넋(고혼)을 위로하고 국민의 평안을 기원하는 국행수륙재(국가무형문화재 제126호)를 성대하게 치렀다.

진관사수륙재보존회와 진관사는 ‘진관사 국행수륙재’를 14~15일 이틀에 걸쳐 서울시 은평구 소재 진관사에서 봉행했다.

수륙재는 조선시대 왕실이 주도한 대규모 불교의식으로, 개인 천도의 성격을 띤 영산재와 달리 천지와 수륙에 존재하는 모든 고혼(孤魂)의 천도와 백성의 평안, 국운융창을 기원하기 위한 일종의 국가 행사였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수륙재가 봉행된 것은 고려 태조 23년(940년) 12월이다. 그러다 조선시대에 들어 태조 이성계가 조선건국 과정에서 자신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고려 공양왕 부부와 왕실 왕족들을 위해서 태조 4년(1395)에 관음굴, 견암사, 삼화사에서 매년 봄, 가을에 수륙재를 열도록 했다. 그후 태조가 진관사에 59칸에 이르는 큰 규모의 수륙사를 세우고 국행수륙재를 봉행한 후 진관사가 600여년 동안 수륙재 설행의 중심 사찰이 됐다.

첫째날에는 수륙재 낮재에 해당하는 시련·대령·관욕·신중작법·괘불이운·영산작법·법문 등이 봉행됐고, 둘째날은 밤재로 수륙연기·사자단·오로단·상단·중단·하단·회향봉송 등으로 진행됐다.

진관사국행수륙재보존회 이사장 계호스님은 “국행수륙재는 일체의 모든 존재들과 소통하고 화합해 세계의 안정을 이루고 이고득락(괴로움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누림)의 큰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불교의 공동체적 가치관이 잘 드러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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