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대장 김창수’서 ‘김창수’를 연기한 배우 조진웅. (제공: 딜라이트)

대학 시절 김구 선생 좌우명 좋아해
자신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생각해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눈길을 걸을 때 흐트러지게 걷지 말라. 내가 걷는 발자국이 다른 사람의 길잡이가 될 것이니.”

김구 선생의 좌우명이자, 영화 ‘대장 김창수(감독 이원태)’에서 혈기왕성한 청년 김창수로 분한 배우 조진웅이 대학 시절 후배들에게 문자를 보낼 때마다 빠트리지 않고 보낸 글귀다.

영화는 1896년 황해도 치하포에서 명성황후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일본인을 죽이고 인천 감옥소에 투옥된 청년 김창수의 실화를 그렸다. 김창수는 바로 백범 김구 선생의 본명이다.

백범 선생이 올바른 리더라고 생각한다는 조진웅을 만나 영화와 김창수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그는 “역사적 위인을 연기한다는 게 무척이나 부담됐다”며 “널리 알려진 사실은 참고할 자료라도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부분의 자료는 많지 않으니 더욱 부담됐다”고 말했다.

그에게 처음 시나리오가 들어온 것은 3~4년 전이다. 역량 부족을 이유로 들어 출연을 고사했지만, 이원태 감독의 러브콜은 계속됐다. 이 감독의 애정 공세는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처음에는 이 영화를 하면 안 되는 이유를 리스트로 만들었어요. 감독님에게 무슨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고 내가 왜 이 영화를 해야 하는지 물어 의문점을 다 풀었죠. 영화 대사에도 나오지만 ‘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해야 하는데 아무도 안 하니 내가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창수의 이야기가 담고 있는 메시지도 출연을 결심하게 했다. 김창수는 사형선고를 받지만 동료 수감자들의 사연에 관심을 기울인다. 투옥된 사람들은 모두 배운 게 없고, 가진 게 없어 잡혀 온 사람들이다. 자신은 비록 곧 죽을 운명이지만, 동료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글을 가르치고 교육에 힘쓴다.

“김창수라는 청년이 위인 김구가 될 수밖에 없던 이유는 영화에 표현된 이러한 과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작품을 하면서 나도 누군가가 필요로 하는 관심을 줄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하게 됐죠.”

백범 선생의 일지 내용을 토대로 작성된 대사는 조진웅을 김창수 그 자체로 만들었다. 하지만 백범을 표현하는데 아쉬움은 있었다. 그는 “기록에 없기에 실제 감옥에서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감옥 동료와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 너무 궁금했다”고 밝혔다.

“촬영 내내 단 1초라도 그의 숨소리라도 듣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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