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기아자동차가 12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남양연구소에서 ‘2017 R&D(연구개발) 아이디어 페스티벌’을 열었다. 현대·기아차 연구원들이 아이디어에서부터 직접 제작까지 해 다양한 아이디어로 완성된 미래 이동수단을 선보였다. 대상을 받은 ‘심(心)포니’ 팀이 작품 설명과 시연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정다준 수습기자] 차량 밖에서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자 운전석 앞쪽에 초록색 조명이 켜졌다. 소리는 듣지 못해도 차량 내부 대시보드와 전면 유리창 사이 LED 조명의 색 변화로 충분히 위기상황을 감지할 수 있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장치 덕분이다.

12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소재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현대·기아자동차 ‘2017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 참가해 대상을 거머쥔 ‘심포니’ 팀이 청각장애인을 위해 개발한 주행 보조 시스템이 소개됐다.

지난 2010년에 시작한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올해로 8회째를 맞이했다. 연구원들이 4~8명씩 팀을 이뤄 ‘이동수단’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직접 제안하고 실물로 제작해 경연을 치르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행사는 ‘참신하고 새로운, 사람과 사회에 기여하는, 삶의 동반자가 되는 상상의 이동수단과 응용기술’을 주제로 열려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작품 구현에 중점을 뒀다. 총 7개 팀의 제품 설명과 시연을 볼 수 있었다.

▲ 양웅철 연구개발본부 부회장과 대상을 받은 ‘심(心)포니’ 팀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대상을 차지한 ‘심포니’ 팀은 마음 심(心)과 현대차 ‘포니’를 결합해 이름으로 청각장애인을 위한 주행 보조 시스템을 선보였다. 실제 청각장애인 친척을 두고 있는 정진 연구원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서 누구나 설렘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앞서 언급한 구급차 사이렌은 주파수 분석을 통해 불빛으로 청각장애인이 상황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소방차와 경찰차의 경우 각각 빨간빛과 파란빛으로 바뀐다. ‘경적’에는 차량과 연동된 웨어리블 형태의 밴드를 통해 손목에 진동을 주기도 했다.

심포니팀은 수화로 대화하는 기술도 소개했다. 네비게이션 목적지를 수화로 ‘우리 집’을 표현하니 네비게이션이 수화를 인식해 길 안내를 하고 수화로 “커피 한 잔 주세요”를 표현하니 목소리와 텍스트로 바뀌었다. 반대로 목소리도 동일하게 말하니 이번에는 수화와 텍스트로 바꿔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해줬다.

▲ 최우수상을 받은 ‘로모’ 팀이 시연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어 ‘착한자동차’ 팀이 아이의 목소리를 탑재한 차량을 소개핬다. “세상에서 운전을 제일 잘하는 우리 아빠가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실 예정입니다. 모두 안전벨트를 착용해주세요”라는 아이의 목소리와 함께 주행을 시작한다. 발표를 맡은 김하늘 연구원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이의 목소리를 들었을 경우 운전자가 즉각 반응해서 안전운전을 한다”며 “아이의 목소리와 홀로그램을 탑재했다”고 말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로모팀의 로봇도 공개됐다. 사회자가 “로모 인사”라고 하자 로봇이 인사한다고 팔을 올렸다. 1인용 모빌리티로 심부름과 짐 옮기기 등을 할 수 있는 생활보조로봇이다. 인사를 한 로모는 아직 완벽한 상태가 아니라서 이후 팔이 내려가지 않았다. 그 상태로 이리저리 행사장을 누비며 돌아다니는 모습이 관람자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다.

“모든 운전자들이 안전벨트를 100% 착용했으면 좋겠다”는 ‘팅커벨트’ 팀은 자동화 안전벨트를 공개했다. ‘더스트 버스터’ 팀은 다음날 출근 전까지 세차를 완료해 놓는 기술을 선뵀다. 이외에 ‘간단한 부착으로 휠체어나 자전거를 전동 모빌리티로 바꿔주는 기술’, ‘차량 내부를 자율적, 창의적으로 바꾸는 기술’ 등이 연이어 등장했다.

▲ 참가자들이 모두 나와 기념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구성원들의 창작의욕을 높이고 활발한 기술개발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매년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현대기아차는 우수 연구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행사에 작품을 선보인 8개 팀에 제작비 일체와 작업 공간 등을 지원했고 각 팀은 약 5개월의 기간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물로 구현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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