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라크 정부가 쿠르드족의 분리독립 투표에 대항해 지난달 29일 오후 6시부터(현지시간) 쿠르드 지역 공항의 국제선 운항을 전면 중단하기로 하자, 이날 아르빌 국제공항에 여행객들이 탑승 수속을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출처: 뉴시스)

KRG “정부군 움직임 심상치않다”
“이라크 정부군 공격 있을 수도”

[천지일보=이솜 기자] 이라크 내에서 중앙정부와 쿠르드족 자치정부(KRG) 간에 군사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KRG 군 조직인 페슈메르가는 이날 병력을 동원해 쿠르드 자치지역과 모술을 잇는 도로 2곳을 수시간 봉쇄했다. 이라크 중앙정부의 공격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페슈메르가 한 관계자는 “이번 봉쇄는 이라크군이 분쟁 지역에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이 봉쇄한 도로는 KRG 수도 격인 아르빌과 북부 도시 다후크·모술을 잇는 주요한 도로로 알려졌다.

KRG 안보회의는 “우리는 하쉐드 알 샤비(친정부 민병대)로부터 위험한 신호를 받고 있다”며 “또 연방경찰은 키르쿠크 남서쪽에서 모술 북부에 이르기까지 쿠르드족에 대한 중대한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키르쿠크는 이라크 주요 유전 지대로 KRG의 자치권이 미치지 않지만 페슈메르가가 사실상 통치하고 있는 분쟁지역이다.

다수의 보안 소식통들도 이날 키르쿠크와 가까운 라샤드 인근에서 이라크 정부군의 정예 대테러특수부대(CTS) 등이 배치됐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이라크 중앙정부는 이슬람국가(IS) 북부 최후 거점으로 알려진 도시 하위자를 탈환했다. 하루 전 이라크군은 3년 만에 하위자를 탈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위자는 KRG가 점령하고 있는 키르쿠크주에 있는 소도시로 수도 바그다드와 모술을 잇는 지리적 요충지다. 이 때문에 정부군이 이런 여세를 몰아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KRG 내에 고조되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당장 정부군이 움직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키르쿠크의 한 페슈메르가 지휘관은 “미 주도 동맹군이 군용기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이라크군이 당장 움직임에 나설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앞서 지난달 진행된 KRG 분리·독립 투표에서 압도적 찬성표가 나오자 이라크 중앙정부는 KRG와 모든 관계를 끊고 KRG로 향하는 국제 항공편을 차단하는 등 쿠르드족에 독립의사 포기를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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