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s Theory)은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1982년 3월에 공동 발표한 ‘깨진 유리창(Fixing Broken Windows: Restoring Order and Reducing Crime in Our Communities)’이라는 글에 처음으로 소개된 사회 무질서에 관한 이론이다.

미국의 한 심리학자가 상태가 비슷한 자동차 두 대를 골라, 한 대는 보닛만 열어놓고, 다른 한 대는 앞 유리창을 조금 깬 다음 보닛을 열어두고 골목길에 세워 두었다. 1주일 지난 후 두 자동차 모습은 크게 달랐다. 보닛만 열어둔 차는 먼지가 낀 것 외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유리창이 약간 깨진 차는 배터리와 바퀴가 없어졌는가하면 너무 심하게 파괴돼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됐다고 한다. 

이런 비슷한 경우는 주변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쓰레기통 옆에 하나의 쓰레기가 떨어지게 되면서 사람들은 쓰레기통에 반드시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덜 하게 된다. 결국 쓰레기통 안보다 밖에 더 많은 쓰레기가 쌓이게 된다.

사소한 무질서를 그냥 두면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은 낙서나 신호 무시 같은 경범죄를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는 범죄 예방학의 중요한 원리로 각광받아왔다. 2005년에는 마이클 레빈이라는 마케팅 전문가가 깨진 유리창을 경영학에 접목했다. 예컨대 고객의 불쾌한 경험 같은 사소한 실수를 방치하면 나중에는 기업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즈음 정치든 기업경영이든 이런 깨진 유리창 이론을 무시해서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경우를 자주 본다.

하지만 개인은 어떠할까? 작은 일을 무시해서 곤란하게 되는 경우는 분명히 개인에게도 있다. 예를 들어 작은 돈 줄 일이 있을 때 바로바로 처리하지 않아 결국은 진짜 힘들 때 돈을 빌릴 수 없게 된다든지…. 작은 약속을 자꾸 깨서 신뢰가 깨지게 되고 결국은 ‘못 믿을 사람’으로 낙인찍혀 큰일을 그르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을 막는 방법은 유리창이 깨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방법과 깨졌을 때 바로 처리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려면 작은 일에 집중하고 문제가 생길 경우 자세히 관찰해서 문제의 근원을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사소한 일은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한 사소한 일들은 습관화되어 있을 가능성이 많다. 그러한 작은 일들로 인해 더 큰 일이 생기기 전에, 찾아내어 방어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필자의 경우 다른 사람들이 작은 실수로 큰일을 놓치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가끔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는 잘 보지 못하지만 다른 사람의 문제는 잘 볼 수 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처럼 이미 익숙해져버린 자신의 문제는 문제로 인식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무시해도 좋을 만큼 사소한 일이란 없다. 사소한 것을 잘 보고 그것으로 야기되는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면 큰 힘을 비축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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