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 (제공: 당진시)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슬람 로힝야족 사태 해결의 실마리 찾을지 관심
미얀마 라카인주와 방글라데시 난민촌 방문 않기로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교황청이 다음 달로 예정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얀마·방글라데시 방문 일정을 공개했다. 인종청소 논란까지 불거진 이슬람 소수민족 로힝야족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교황청은 교황의 아시아 순방 일정을 공개하고, 내달 26일부터 12월 2일까지 6박 7일 일정으로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를 잇달아 순방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이번 순방 기간 로힝야족 유혈사태가 벌어진 미얀마 라카인주와 방글라데시 난민촌(콕스바자르) 등을 가지 않기로 했다. 다만 미얀마 군부 지도자들과 불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로힝야족 사태 해결을 위한 언급을 할지 주목된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들도 교황의 아시아 순방 세부 일정을 보도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 순방 일정에 따르면 교황은 11월 26일 로마를 떠나 27일 오후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 도착 후 환영 행사를 갖는다. 다음날에는 행정수도인 네피도로 건너가 틴 초 대통령을 비롯한 미얀마 정부 관계자, 외교관리 등과 면담하고 곧바로 양곤으로 돌아온다.

교황은 29일 미얀마에서 첫 미사를 집전하고, 이어 불교계 원로들과 만남을 갖는다. 이후 세인트 메리 대성당에서 미얀마 주교단을 만날 예정이다. 30일에는 성모 마리아 대성당의 젊은이들과의 만남을 끝으로 불교국가인 미얀마의 첫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다.

교황의 방글라데시 순방은 11월 30일부터 12월 2일까지 진행된다. 30일 비행기로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 도착한 교황은 공식 환영 행사와 순교자 추모 행사, 총리 및 외교단 면담 등에 참여한다. 1일에는 장로교회에서 방글라데시 주교들과 면담을 갖고, 또한 평화를 위한 종교 간 에큐메니칼 회의도 참석한다.

순방 마지막날 2일에는 테레사 수녀원(Teresa House)을 방문하고, 현지 사제들과 노트르담 대학의 젊은이들과 만남을 끝으로 아시아 순방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미얀마군·불교지도자 만나는 교황… 어떤 메시지 던질까

이탈리아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교황은 순방 기간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와 미얀마 정치인, 외교관, 군부 관계자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순방에 관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미얀마의 로힝야족 박해와 유혈사태에 대해 언급을 해온 교황이 이 자리에서 로힝야족 문제를 거론할지도 관심이다. 또한 교황은 미얀마 불교계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상가 마하 나야카’에서도 연설할 예정이어서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로힝야족 사태는 지난 8월 25일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로힝야족 반군단체가 미얀마 정부를 상대로 항전을 선포하면서 경찰초소 30여곳을 급습해 시작됐다. 미얀마군은 반군을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대대적인 병력을 투입해 군사작전을 펼쳐 수백명이 죽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최근 AP,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는 미얀마 정부를 향해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자행하는 군사작전을 즉각 중단할 것과 유엔군 및 구호 단체들의 인도적 지원 협조, 로힝야족의 안전한 이동 보장을 촉구했다. 미얀마군의 무자비한 폭력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로힝야족의 난민 수가 50만명을 넘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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