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가정의 달을 맞아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 행사가 봇물 쏟아지듯 열리는 5월. 기자는 지난 6일 특정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곳의 행사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모시고 어버이날 행사가 한창이었다. 관공서에서는 위임 받은 특정 종교단체의 장을 치켜 세워줬고, 그는 나와서 인사를 했다.

하지만 인사하는 순서가 끝나자 채 10분도 되지 않아 부랴부랴 자리를 이동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인사 할 때 먼저 자리를 뜨게 돼 죄송하다는 언급도 하지 않았다.

쫓아가 행사에 대한 의미와 소감을 묻자 그는 “그냥 뭐 할머니 할아버지들 오래 사시길 기도합니다”라는 무성의한 대답을 하고 바쁜 걸음으로 사라졌다. 6∙2 지방선거로 시민들을 찾아다니는 정치인만큼이나 짧은 얼굴보이기식 인사였다. 그날은 종교행사가 있는 날도 아니었다.

참석한 어른들은 관공서가 운영할 때에 비해 어른들을 위한 행사가 더 적어졌다고 말한다. 한 할머니는 “구에서 운영할 때는 어버이날이 되면 노래자랑도 있고 참 즐거웠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다”며 아쉬워했다.

웃어른을 공경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미덕이다. 가정의 달을 만든 것도 가정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고자 만든 것이 아닌가. 종교인이라면 종교를 통해 한 가족이 된 웃어른을 공경하는 태도가 몸에 녹아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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