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후(한국시간) 스위스 빌/비엔 티쏘 아레나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모로코의 경기가 열린 가운데 모로코에게 세 번째 골을 허용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신태용호가 모로코에게도 1-3으로 패하면서 유럽 원정 2연전을 모두 패배로 마쳤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0일 밤 스위스 빌/비엔 티쏘아레나에서 열린 모로코와 평가전에서 3골을 먼저 헌납한 뒤 손흥민의 페널티킥 골로 한 골만 만회한 채 1-3으로 졌다.

러시아전(2-4 패)과 마찬가지로 이날 경기 역시 먼저 내리 실점한 후 뒤쫓아가는 양상을 띠었다. 해외파로만 구성해 여러 가지 실험을 구상해 시험해보려 했으나 결과가 참담했다. 경기 전반 손흥민과 남태희 등의 공격 전개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골키퍼 선방도 있었지만 공격 마무리가 아쉬움을 남겼다.

문제는 수비였다. 러시아전에서도 풀백 자원 부족으로 변형 쓰리백 전술을 시도했다가 실패를 봤지만 이날도 역시 변형 쓰리백을 들고 나왔다. 이청용이 윙백 중 하나로, 김보경과 기성용이 중원을 맡았다. 문제는 이들 선수는 수비보단 공격에서 강점을 보이는 선수들이었는데, 장점은 극대화되지 못했고 오히려 수비는 금방 뚫렸다.

전반 6분에 나온 첫 골 실점이 이를 잘 말해줬다. 우리 수비 숫자가 배로 많았지만 모로코의 선수가 중앙부터 아크 서클 부근까지 전진해오는 동안 쉽게 돌파를 허용했고, 4명의 수비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자유롭게 슈팅하도록 내주면서 결국 실점하고 말았다.

추가 실점은 4분 만에 나왔다. 또다시 중원은 쉽게 열렸고, 왼쪽 측면에서 낮게 크로스 된 공을 김기희가 실수로 짧게 걷어낸 공이 모로코 탄난에게 그대로 연결되면서 실점했다. 탄난은 공을 따낸 뒤 곧바로 강한 왼발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결국 수비에 변화를 주기 위해 신태용 감독은 전반 28분 만에 남태희, 김보경, 김기희 대신 권창훈, 구자철, 정우영 3명을 투입해 포백으로 전환했다. 정우영이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으면서 점차 수비도 안정됐고, 공격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후반 시작과 함께 실점하면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후반 1분 만에 중원에서 제대로 압박하지 못한 상황에서 측면에 오픈된 채 서있던 하다드에게 연결됐고, 하다드는 페널티 오른쪽까지 침투해 들어가 강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0-3까지 몰린 한국은 완패를 면하기 위해 만회골을 넣기 위해 몰아붙였고, 결국 모로코가 느슨해진 틈을 타 1골 만회에 성공한다. 백패스 도중 모로코 골키퍼가 걷어내다가 페널티지역에 있던 구자철에게 걸렸고, 상대 골키퍼는 태클로 이를 차단하려다 돌파하는 구자철을 넘어뜨리면서 페널티 반칙을 범했다.

이를 손흥민이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켜 만회했으나, 모로코의 골문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의 부임설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에서 돌파구가 필요했던 신태용 감독이 모로코전에서는 수비 안정을 꾀하면서 공격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더 나을 뻔 했으나 부족한 수비자원으로 변형 쓰리백 시험을 한 것이 결국 오히려 초반부터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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