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균관 유교문화활성화사업단 최영갑 단장이 예를 갖춰 공수를 하고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성균관 유교문화활성화사업단 최영갑 단장 

2500년 영향끼친 공자의 사상
“배움은 ‘지식+인격도야’까지
사랑·예의로 대동사회 이뤄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성균관이 변화하고 있다. 수년째 리더십 문제로 방황하던 성균관은 김영근 관장 체제에 돌입하면서 유교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조직을 정비하고 사업 진행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분위기를 방증하고 있는 사업이 바로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유교지원국고보조금사업의 일환으로 시행하고 있는 ‘2017 유교아카데미 사업’이다. 유교아카데미 사업은 향교·서원의 공간을 활용해 인문학을 진흥하고 선비정신을 함양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통합과 융합의 시대정신에 맞는 가치관을 만들어주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또 지역 주민에게 유교인문학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열린 유교를 지향하는 대중적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도 담겨 있다.

성균관 유교문화활성화사업단 최영갑 단장을 만나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최 단장은 유교문화 활성화를 통한 우리 사회 저변의 변화를 꿈꿨다.

최 단장은 “유교문화는 우수한 전통과 이념을 내포하고 있지만 최근 100년 동안 침체되면서 외면당하고 말았다”며 “유교문화에 대한 왜곡과 정치적 악용이 가장 큰 침체 원인이었고, 유림 스스로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 이유도 컸다”고 진단했다.

최 단장은 “우수한 전통을 다시 전파하고 우리 시대에 부족한 점을 보충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며 “결국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작은 초석이 되고자 하는 것이 이 사업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 성균관 유교문화활성화사업단 최영갑 단장이 공자의 일화와 사상을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유림이 우리사회에 전파하고자 하는 유교문화의 근간에는 공자의 사상이 자리를 하고 있다. 공자의 사상은 2500년간 수많은 군주들과 정치가, 사상가와 교육가, 일반 민중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영향을 끼쳤다. 공부자는 모든 사람이 자기수양을 통해 덕을 닦을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미래의 지도자들을 위한 인문과목 교육도 처음으로 실시했다. 공자는 배움이란 지식을 얻는 것뿐만 아니라 인격의 도야까지 포함한다고 정의했고, 배움의 목적은 자기발전과 자기실현일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벼슬에 나아가 사회를 변모시키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최 단장은 “현대 교육의 기틀을 세운 것이 바로 공자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단장은 “공부자(공자의 높임말)의 인은 사랑이며, 배려이고, 평화”라며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에게 우애하며, 어른을 공경하고, 덕이 있는 사람을 가까이 하여 자신을 수양해야 한다는 가르침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많은 울림을 준다. 오늘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베풀고 예의를 갖추어 대동세계를 만드는 일에 함께 동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에는 234개 향교와 700개 서원이 있는데 사업에 참여한 향교와 서원은 60개(중복) 정도다. 이곳에서는 아카데미와 청소년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각 30개씩 운영되고 있으며, 문화관광 프로그램도 15개 운영되고 있다.

최 단장은 사업에 참여한 대부분 향교와 서원에서 유교아카데미와 청소년 인성교육, 문화관광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향교 중에서는 충북 청주향교가, 서원 중에서는 광주 월봉서원이 가장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단장은 유림 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참여도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은 유림은 물론 일반인에게 모두 공개된 것”이라며 “지역마다 편차가 있지만 대도시의 경우는 거의 모든 프로그램이 기본 인원을 초과하고 있다. 매우 좋은 평가가 이뤄지고 있으며 참여율도 높다”고 강조했다.

우리사회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청년층보다 노년층이 많아지는 상황에 대해서도 대비하고 있었다. 한자를 활용해 치매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단다. 한자가 치매예방에 좋다고 하는 실험 결과나, 손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 치매 예방에 유리하다는 실험 결과 등을 활용해 각종 교육 프로그램에 응용하겠다는 것이다.

최 단장은 이 같은 사업을 진행하는 데 국가와 지자체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단장은 “유교는 각 향교의 재산이 있지만 거의 묶여 있는 상황”이라며 “향교재산법에 의해 제한을 받고 있어서 거의 활용성이 없다. 따라서 유림들은 정부의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과 지방 조례를 통해 전통문화 차원에서 지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요구했다.

최 단장은 우리 국민들이 갖고 있는 유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대한 변화도 촉구했다.

“그동안 유교는 조선을 멸망시킨 이념으로 여겨졌습니다. 그 결과 부정적 이미지가 많이 있었지요. 그러나 이러한 것은 모두 일제의 식민사관에 의한 것이고 실제와는 다릅니다. 유교는 타인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여기는 관계의 철학입니다.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배려하고 사랑하라는 것이 공자의 가르침입니다. 현대인들이 자기중심적 사고와 삶에서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의 지름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성균관 유교문화활성화사업단 최영갑 단장이 유교문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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