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대학교 체육교육학과 정기건 학생이 미국 서부를 종단하는 장거리 트레일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에 도전해 6개월 만에 성공했다. (제공: 청주대학교) ⓒ천지일보(뉴스천지)

“내 인생 최종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
‘지옥의 코스… 일일 평균 23㎞ 걸었다’

[천지일보 청주=박주환 기자] 20대 청년이 미국 서부를 종단하는 4279㎞ 트레일을 성공했다.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acific Crest Trail: PCT)은 미국 3대 트레킹 코스 중 하나로 4279㎞(2659마일)에 달하며 국유림 25개 국립공원 7개를 거쳐야 하는 지옥의 코스로 알려져 있다.

청주대학교에 따르면, 산악부 정기건(24, 체육교육학과 2년) 학생이 지난 3월 25일 멕시코 접경지대인 샌디에이고 캠포(Campo)를 출발해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를 거쳐 9월 22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매닝공원에 도착했다. 정 씨는 182일간 일일 평균 23㎞를 걸었다.

정 씨는 PCT 완주를 결심 후 바로 휴학을 하고 부족한 비용을 모으기 위해 화장품 포장, 공사현장 일용직 노동자, 전기설비 등을 통해 800만원을 모아 실행에 옮겼다.

정기건 씨는 “학교에 다니던 중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면서 “이번 PCT 도전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결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PCT 운행 초기에는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는 일은 다반사였고 보급도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면서 “5월 중순쯤 시에라 산맥을 넘을 때 5~6m의 폭설이 내리고 GPS가 고장 나 3일간 길을 잃는 등 위험한 고비를 수없이 넘겼다”고 말했다.

또 “설사병으로 2주간 탈진 증상과 사막 구간에서는 방울뱀을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마주쳤고 오리건주에서는 큰 산불이 발생해 어쩔 수 없이 우회했다”면서 “무엇보다 홀로 먼 길을 걸어가는 것이 무척 외롭고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반면 “보급지에 도착하면 하이커를 알아본 사람들이 차를 공짜로 태워주고 트레일 근처에 사는 주민들이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함께 먹기도 했다”면서 “종주가 외롭고 힘들지만은 않았다”고 말했다.

▲ 청주대학교 체육교육학과 정기건 학생이 미국 서부를 종단하는 장거리 트레일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에 도전해 6개월 만에 성공했다. (제공: 청주대학교) ⓒ천지일보(뉴스천지)

정 씨는 “수많은 날을 홀로 묵묵히 걸으며 내 인생의 방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면서 “이번 종주를 통해 조금이나마 결론을 얻을 수 있었고 남들과 다른 나만의 길을 걸어야겠다는 다짐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빙벽이나 암벽 등반에 성공하면 성취감과 자신감이 크게 밀려오지만, 대자연을 가슴에 품으면 성취감보다는 경이로움과 겸손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면서 “하루빨리 내 인생의 최종 목표를 설정해 끊임없이 도전하며 나만의 멋진 인생을 살고 싶다”고 다짐했다.

“산에 오르면 왠지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을 느낀다.”는 정 씨는 지난달 말 PCT 종주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후 바로 차기 도전지로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선택하고 등정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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