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노동당 창건기념일인 10일 오후 판문점에서 북한 경비병이 남측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미사일 발사 없이 창건 기념
美 군사행동 부담 느낀 듯
사설 통해 병진노선 재천명
향후 도발 가능성은 상존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없었다.

이른바 ‘쌍십절’로 불리는 북한 노동당 창건일 72주년인 10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과 달리 북한은 추가 도발 없이 이날 하루를 보냈다.

노동당 창건일은 김일성 생일(4월 15일), 김정일 생일(2월 16일), 북한 정권 수립일(9월 9일)과 함께 북한의 4대 국가적 기념일 중 하나다.

북한은 그동안 국가 기념일 전날이나 당일 새벽 혹은 오전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을 감행한 뒤 기념행사에서 기술적 성과 달성을 과시해왔다는 점에서 이날 조용한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일단 두 가지 의미로 읽힌다. 우선 미국의 전례 없는 대북군사 옵션 실행 경고와 강력한 한미 대응 태세 등의 한반도 정세를 고려해 한발 뒤로 물러섰을 가능성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폭풍 전 고요’라는 말까지 언급하며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9일 (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육군협회 기조연설에서 “외교적으로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대통령이 활용할 수 있는 군사옵션을 미군이 확보할 준비를 해야 한다”며 군사옵션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간 국제사회의 압박과 미국의 강력한 경고에도 6차 핵실험과 중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던 점에 비춰보면 북한의 도발은 단지 ‘시기 조절’의 문제라는 분석도 많다. 북한이 언제든 미사일 단추를 누를 수 있게 준비된 만큼 적절한 시기와 여건을 본 뒤 미사일을 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달 18일 중국 공산당 대회가 예정돼 있고, 미국 로널드레이건 핵추진 항공모함이 이달 중순경 동해에서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할 예정이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과 함께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상존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북한은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핵과 경제의 병진 노선을 재천명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신문은 1면 사설에서 “국방공업 부문에서는 당의 병진 노선을 철저히 관철하여 국가 핵무력 건설의 역사적 대업을 빛나게 완수하여야 한다”며 “유사시에는 전민 항전에 노도같이 떨쳐나 반미 대결전을 총결산하고 주체조선의 존엄과 본때를 만방에 떨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대응하기 위한 자력갱생을 강조하기도 했다.

신문은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의 극악무도한 제재 압살 책동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화를 복으로 전환시키는 기본 열쇠는 자력갱생과 과학기술의 힘”이라고 강조하고 “자력자강의 위대한 동력과 과학기술의 위력으로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에서 새로운 앙양을 일으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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