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완공된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장. (출처: 연합뉴스)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최룡해 부상
올림픽 참가 가능성에 힘 실릴 듯
조직위원장 “포기 않고 노력할 것”
남북 대화 개시 테이프 끊을 수도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들이 잇따라 포착되면서 스포츠를 통한 남북 대화 무드 조성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7일 단행된 북한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 인사에서 최룡해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과 당 부장 자리에 올라선 점이 평창올림픽 참가 여부와 맞물려 이목을 끈다.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그가 기존 6개의 공식 보직 외에 2개를 더 추가하며 권력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가능성에도 힘이 실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현지시간)엔 독일에서 열린 네벨혼 트로피에서 북한 피겨 페어 렴대옥-김주식 페어가 자력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며 북한의 자력 출전 전망을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의 평창올림픽 출전 여부와 남북 공동 입장이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로 남북은 지난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단일팀을 파견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00년 남북한 선수단이 시드니 올림픽 개막식에서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한반도 깃발을 들고 동시 입장하며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991년 당시 탁구 단일팀 남한 측 대표였던 현정화 선수는 “스포츠를 통해 흘리는 땀에는 진정성이 있다. 서로가 어떤 이권을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4000만 국민만 보는 게 아니라 남북 7000만명이, 전 세계가 집중한다고 하니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쪽에 있던 친구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때부터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참석과 나아가 남북 단일팀 출전을 제시한 바 있다. 또 문 대통령은 유엔 총회 등 해외 순방 일정 때마다 각국의 정상들 앞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의 장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다만 북한의 계속되는 핵·미사일 도발 위협에 남북 단일팀 입장과 참가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은 상태다.

애초 문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대북정책을 대화와 제재라는 투트랙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국제사회의 제재를 넘어서지 않는 선에서 북한과 대화를 유도했다.

지난 박근혜 정부 당시 북한의 5차 핵실험에 이은 개성공단 전면폐지와 남북 간 대화채널 완전 차단, 6차 핵실험, 북한의 개성공단 시설 무단 가동 등 북한이 통미봉남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 2일 한 방송에서 “올림픽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관하는 행사이므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 협의될 것”이라고 했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북한 장웅 IOC 위원도 ‘정치와 올림픽은 별개의 문제라고 본다. 북한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자격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 만큼, 포기하지 않고 북한의 참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경우 남북 대화 채널 복원의 단초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이를 계기로 평화·화해모드를 가져올 수 있다”며 “다방면으로 쉽게 (대화 채널이) 열리긴 어렵지만, 북한 선수단이 온다면 이를 계기로 대화 개시 테이프를 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도 일부러 우리 측의 입장을 무시하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의 화해·평화 모드에 대해선 동의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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