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즈오 이시구로 (출처: 뉴시스)

데뷔작부터 상 받으며 작가로서 인정받아
일본 나가사키 출생… 5살에 영국으로 이민
유년시절 형성된 상실의 정서 작품에 영향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매년 10월,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해 발표한다. 지난해 미국 대중음악 가수 밥 딜런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끈 한림원은 올해 수상자로 가즈오 이시구로(63)를 선정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위대한 정서적 힘을 가진 소설들을 통해, 세계와 닿아있다는 우리의 환상 밑의 심연을 드러냈다”며 수상자로 일본계 영국 작가 이시구로를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올해의 수상자는 ‘연금술사’ ‘오 자히르’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와 ‘노르웨이의 숲’ ‘1Q84’를 쓴 무라카미 하루키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선정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시구로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두고 의외라는 반응이지만, 그의 작품은 문학계에서 이미 인정받고 있었다.

작가는 데뷔작인 ‘창백한 언덕 풍경’으로 작품이 공개된 해에 위니프레드 홀트비 기념상을 수상했다. 두 번째 장편 ‘부유하는 세상의 예술가’는 휘트브레드 상과 이탈리아 스칸노 상 수상작이다. 또 그는 세 번째 장편 ‘남아있는 나날’로 부커상을 받았다.

이시구로는 1954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났으며, 5살 되던 해 아버지가 영국국립해양학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하게 되면서 영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영국 켄트대학에서 영문학과 철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사회복지사로 일하다가 29살이 되던 1982년부터 전업 작가로서 활동했다.

작가는 유년시절부터 이방인으로 지내면서 형성된 정서인 상실감을 작품에 녹여냈다. 그의 작품은 인간의 상실감과,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을 인정해야 하는 상황을 유려하게 표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데뷔작 ‘창백한 언덕 풍경’은 나가사키 원폭과 딸의 자살을 겪은 여자의 고통과 상실을 그린다. ‘남아있는 나날’은 자신이 모신 주인이 나치 지지자였음을 알고, 집사로 헌신하기 위해 버린 가족·사랑이 떠올라 괴로워하는 노년의 상실감을 묘사한 작품이다.

한편 이시구로의 수상 소식 이후 국내에서 그의 책 판매량은 급증하고 있다. 9일 오전 온라인 도서판매점 예스24에 따르면, 수상 전 일주일간 그의 책은 단 6권이 판매됐지만 수상 닷새 후에 집계한 판매량은 3138권으로 수상 전주와 비교해 530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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