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폭풍 전 고요’ ‘단 하나의 수단’ 등 군사행동 가능성을 암시하는 발언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군사 옵션을 시사해 북한 등 도발을 제어하려는 경고의 메세지라는게 중론이지만 이 같은 위협성 발언은 전쟁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군 수뇌부와 북한·이란 문제 등을 논의한 직후 “(지금은) 폭풍 전 고요”라고 말한 데 이어 7일(현지시간)에는 대북 대화·협상이 효과가 없다고 트위터에 올리며 “단 한가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폭풍의 의미가 무엇인지, 단 한가지는 어떤 것을 지칭하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으나 맥락상 모두 ‘미군의 군사 옵션’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 경제방송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 “트럼프가 (북한과의) 무력 충돌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음을 암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도 “(대북) 군사행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몇 주 동안 북한의 미국 공격에 대한 대응을 거론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도 “화염과 분노” “북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날 것” 등 강도 높은 발언으로 북한을 겨냥해 말폭탄을 던지기도 했다.

이같이 갈수록 구체적이고 수위가 높아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성 발언이 문제 해결보다 북한과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프라밀라 자야팔 미국 민주당 의원은 7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출연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책임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 ‘전쟁 트윗’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방법들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든 협상가를 약화시키고 있다”며 “미국인들은 우리가 북한을 상대로 전쟁을 하겠느냐고 비아냥거리며 도발하는 학교 운동장의 불량배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이 대통령이 전쟁을 하고 싶어 못 견디는 것 같아 내 심장이 오싹하다”고 꼬집었다.

작가 한강도 이날 NYT에 ‘미국이 전쟁을 언급할 때 한국은 몸서리친다’는 제목으로 전쟁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한국인들에게 전쟁 시나리오를 들먹이는 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자는 내용을 담은 글을 기고했다.

한강은 “우리는 서서히 고조되는 말싸움이 실제 전쟁으로 번질까 두렵다”며 “한반도 남쪽에 5000만명이 살고 그 가운데 70만명이 유치원생들이라는 게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그런 두려움의 이유”라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