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상. ⓒ천지일보(뉴스천지)

인터넷서 유행하는 ‘신조어’
비슷한 글자모양으로 변화
상대방 이해 못하는 말줄임
청소년 70% 비속어·은어 써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아벌구, 우동사리, 뚝배기, 극혐, 쿵쾅이, 오지구요.’

이는 일상 언어를 넘어 비속어로 사용되고 있는 단어들이다. ‘아벌구’는 ‘입만 벌리면 거짓말’이라는 뜻이며, ‘우동사리’는 두뇌의 주름과 우동사리가 합쳐진 것으로 상대방의 바보 같은 행동을 비꼴 때 사용하는 말이다. ‘뚝배기’는 상대방의 머리를 저속하게 이르는 말이며, 극혐은 ‘극도로 혐오함’을 일컫는 말이다.

알쏭달쏭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거칠기도 한 요즘 아이들의 언어. 실제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면 짧은 대화 속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언어들은 한글파괴를 가져오는 동시에 청소년들의 언어습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 (출처: 국립국어원의 ‘2016 청소년 언어문화 실태 연구’ 자료)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글 변형은 물론 말줄임도 성행

어떤 단어의 글자들을 모양이 비슷한 글자들로 바꾸어 사용하는 ‘야민정음’도 한글을 변형시키고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예컨대 ‘세종머앟’은 ‘세종대왕’, ‘끠꺼솟’은 ‘피꺼솟(피가 거꾸로 솟는다)’, 댕댕이는 ‘멍멍이’, ‘티本’은 ‘日本’으로 풀어 해석한다.

줄임말도 상대방과의 대화를 멈칫하게 만든다. ‘팬아저’는 ‘팬이 아니어도 저장하는 짤’, ‘취존’은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세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마상’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는 뜻이고 ‘할많하않’은 ‘할 말은 많으나 하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청소년 일상어로 사용되는 비속어·은어

이 같은 비속어와 은어는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고 있었다. 국립국어원의 ‘2016 청소년 언어문화 실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의 70%는 자신이 욕설이나 비속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 ‘종종한다(34.7%)’ ‘자주한다(24.7%)’ ‘매우 자주 한다(7.4%)’ 등으로 나타났다.

▲ (출처: 국립국어원의 ‘2016 청소년 언어문화 실태 연구’ 자료) ⓒ천지일보(뉴스천지)

특히 여학생보다 남학생이 높았고 초등학생보다는 중학생이, 중학생보다 고등학생이 더 높게 나타났다. ‘욕설·비속어 사용에 대한 인식(응답자 3429명)’에 대해서는 ‘친한 사이에서는 욕설이나 비속어를 사용해도 된다’는 응답이 2.7점(5점 만점)이었다. 반면 ‘나는 어른이 되었을 때 욕설이나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반응은 3.7점이었다.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말’에 대한 질문에는 2491명이 응답했으며 ‘비속어나 거친 말이 많다’는 응답이 3.6점(5점 만점)으로 절반 이상을 넘었다. 이렇듯 일상어로서의 은어와 비속어가 점점 청소년 ‘언어문화’로 자리잡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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