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발표 순화어 457개 거의 사용 안돼
김한정 “억지스럽게 다듬어져… 국민 공감 사야”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누리터쪽그림” “어른왕자” “몰래제보꾼”

국립국어원이 우리말의 발전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목적으로 낯선 외래어와 외국어 등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말 다듬기’ 사업으로 탄생한 결과물이다.

그러나 듣기에도 생소한 이 우리말을 실제 사용하는 이를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기는 힘들다.

외래어와 외국어 등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우리말이 언론이나 실생활에 거의 사용되지 않는 등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한정 의원이 국립국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4년부터 국립국어원이 발표한 순화어는 457개에 이르고 있으나 이 중 널리 사용되는 단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화어로 발표된, ‘스모킹건(smoking gun)→결정적 증거’ ‘에어캡(air cap)→뽁뽁이’ 등은 기존 외래어(외국어) 보다 의미 전달이 쉬워 대중의 사용이 빈번한 우수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웹툰을 가리키는 ‘누리터쪽그림’이나 스마트폰을 말하는 ‘똑똑전화’ 등 순화어의 원래단어 대부분이 이미 국어사전에 실려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이미 사회에서 통용되는 말을 굳이 우리말로 바꿨다는 지적도 있어왔다.

▲ 국립국어원 발표 우리말 순화어. (제공: 김한정 의원실)

김 의원은 “일부 순화어는 다소 억지스럽게 다듬어진 관계로 대중은 물론, 언론 매체에서조차 외면 받고 있다”며 “실제로 늘찬배달, 어른왕자, 귀족야영 등은 지난 3년간 언론에서 단 한 차례도 사용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일정구역 안에서 무선으로 연결된 각종 정보 기기로 간편하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통신망을 의미하는 ‘블루투스(blue tooth)’의 경우, 지난 2005년 국립국어원이 ‘쌈지무선망’으로 순화했다가 문체부 심의를 통해 2014년 다시 ‘블루투스’로 표준화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제571돌 한글날을 맞아 국립국어원이 낯선 외래어를 우리말로 다듬는 노력이 있었기에 무분별한 외국어 범람을 막을 수 있었다”며 “그렇지만 국민들의 공감을 바탕으로 널리 사용될 수 있는 순화어 만들기에 적극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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