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가 한강(47)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소설가 한강(47)이 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에 “평화가 아닌 어떤 해결책도 무의미하다”며 전쟁 시나리오는 승리할 수 없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실었다.

한강은 ‘미국이 전쟁을 언급할 때 한국은 몸서리친다’는 제목의 글에서 한반도 전쟁 위험이 고조된 상황에서 평온한 듯한 일상을 살아가는 한국인을 향한 외신의 시선에 주목했다.

그는 “이 같은 고요는 한국인들이 실제로 상황에 대해 무관심하고, 전쟁의 공포를 극복해서가 아니다”라며 “수십년간 축적된 긴장과 공포가 한국인의 깊숙한 내면에 숨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강은 “단조로운 대화 속에서 긴장과 공포는 불쑥불쑥 모습을 드러내 왔지만, 최근 매일 나오는 뉴스에 따라 이 같은 긴장이 우리의 내면에서 서서히 고조되는 걸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바로 국경 너머에 있는 북한이 또 핵실험을 할까, 방사능이 누출될까 무섭고 점차 고조되는 말싸움이 실제 전쟁으로 이어질까 무섭다”고 했다.

한국인이 평온한 일상을 유지하는 데 대해 한강은 “이런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한국인들이 조심스러운 평온과 균형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한 가지 이유는 북한이라는 존재를 세계 다른 지역들보다 더 구체적으로 안다는 데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또 “한국은 하나만 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을 맞받아쳤다.

한강은 “우리는 평화가 아닌 어떤 해결책도 무의미하며, 승리라는 공허한 구호는 터무니없고 불가능하다는 것만은 알고 있다”며 “또 다른 대리전을 절대적으로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현재 한반도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한강은 지난해 한국 작가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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