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범죄도시’ 마동석. (제공: 메가박스㈜플러스엠)

“범죄도시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에 영화 만들어”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영화 ‘부산행’에서 좀비를 한 방에 날리던 배우 마동석이 이번에 조직 폭력배들을 날린다.

3일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는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단숨에 대한민국의 조직들을 장악하는 등 대한민국을 뒤흔든 신흥 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형사들의 조폭 소탕 작전 실화를 다룬 형사 액션 영화다.

배우 마동석은 근육질 몸매와 다부진 주먹으로 강력계 형사 경력만 15년째인 베테랑 형사 ‘마석도’ 역을 맡아 신흥 범죄조직 소탕에 나선다.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배우 마동석이 영화 홍보 인터뷰를 위해 기자들과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영화는 진정한 형사 액션 장르에 목말라 있던 마동석이 직접 기획한 작품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마동석은 “영화를 개봉하게 된 것만으로도 매우 기쁘다. 4년 동안 감독님이 글 쓰느라고 제일 많이 고생했다”며 “17년 만에 데뷔한 작품이라서 제일 힘들었을 거다. 감독과 오랫동안 알던 사이었다. 제가 먼저 스토리와 자료를 가지고 영화 제작을 제안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마동석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그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가지고 ‘이웃사람’ ‘부당거래’ ‘군도: 민란의 시대’ ‘굿바이 싱글’ ‘부산행’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스크린 앞에 나섰다. 파워풀한 액션과 유쾌한 웃음, 진한 감동까지 전하는 마동석은 대한민국의 유일무이한 대체불가 배우로 자리 잡았다.

▲ 영화 ‘범죄도시’ 마동석. (제공: 메가박스㈜플러스엠)

그런데도 그는 히딩크 감독의 말처럼 항상 액션 영화에 목말라했다. 마동석은 “예전에 형사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더 확장시켜 보여드리고 싶었다. 친한 형사들이 있는데 진정한 형사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영화에선 맨날 일 끝나면 뒤늦게 사이렌 울리며 나타나고, 뒷돈이나 받는 나쁜 형사로만 나오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일 터지면 제일 먼저 현장에 도착하는 사람들이 형사다”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경찰이 꿈이었다. 배우를 하니까 형사 역을 제대로 하고 싶었다. 또 이유 없이 타인을 해하는 사람들이 너무 싫다”며 “실제 마석두처럼 열심히 하는 형사가 있고, ‘아저씨’ 원빈처럼 멋있는 형사도 있다. 범죄자들이 안 잡혀봐서 실체를 모르는 것 같다. 여러 사람이 있는 범죄자들이 보고 저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범죄도시가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영화를 만들었어요. 청소년들이 볼 수 없지만 덜 자극적으로 만들어 관람등급 기준을 내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본질이 흐려지는 것 같아 원래대로 가기로 했죠. 시사회 때 강력반 형사 100여명이 영화를 봤는데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강력계 반장을 맡고 계신 형이 장난으로 ‘너는 어떻게 내 얘기를 썼냐’는 농담을 하시기도 했죠.”

그렇다고 영화에 히어로 물처럼 터무니없는 액션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마동석은 “슈퍼 히어로로 보셔면 좋지만 우리가 겪었거나, 경험하고, 들었던 이야기다. 소재 자체가 실화에서 시작된다”며 “정말 현장에서 쓰이면서 강한 액션을 모아 놓은 것이다. 총 10발 쐈는데 한 대도 안 맞고, 한 대 쳤는데 4m 날아가면 안 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 영화 ‘범죄도시’ 마동석. (제공: 메가박스㈜플러스엠)

형사물이지만 작품 중간마다 유머가 들어가 러닝타임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이는 모두 개그 욕심이 많은 마동석의 활약 덕분이다. 그는 “애드립의 타이밍이 중요했다. 최귀화와 잘 맞췄고, 돌발 상황에서 형사 역을 맡은 배우들이 다들 유연하게 대처했다”며 “박지환이 꽈배기 잡아서 먹는 장면도 박지환이 재밌게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고편에서 마동석은 “진실의 방으로”라고 외쳐 영화팬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촬영 당시 배우들과 이야기하다가 ‘진실의 방으로’를 설정하자고 제안이 나왔다. 뭔가 필요했다”며 “건물 안에 있으면 취조실이든 뭐든 다른 이름으로 했겠지만 컨테이너여서 이름을 붙이기 모호했다. 하고 보니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 앞으로 관객의 반응이 더 기대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처럼 험한 액션을 해도 그에겐 여전히 ‘마블리’ ‘마요미’ 라는 애칭이 따라 다닌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애칭이 어색하다. 마동석은 “굉장히 감사하고 아직도 부담스럽다. 가끔 딸 같기도 조카 같기도 한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저한테 ‘마요미’라고 외치는데 제가 ‘어’라고 대답하면 스스로 인정하는 게 돼서 뭐라고 대답하기 애매하다”며 “그럴 땐 ‘네’하고 가는데 기분 나빠서가 어떻게 할 줄 몰라서 그런다. 어렵다. 확 즐기기에는 부끄럽고, 즐기기엔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특별하게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뭐라도 생긴 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제 안에 있는 저의 모습 중 하나가 튀어나와 마석두를 연기했으니 마블리나 마요미도 어딘가에 있겠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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