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하이엑스포에 설치된 한국관은 한글을 이미지화한 것이다. (사진제공: 코트라)

소리글자 장점 극대화… 한글로 ‘세계 언어 발음 표기’ 제안도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세계 인류화합과 평화, 행복을 위해 우리나라가 가장 확실하게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은 한글을 세계공용문자로 지정해 전 인류를 고르게 문명화하는 것이다.”

지난 25일 국회 행정안전부위원회 소속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이 주최한 ‘한글의 세계공용문자화 지원에 관한 법률안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김차균 충남대 명예교수가 한 말이다.

전 세계 6900종 언어 중에서 문자로 적을 수 있는 언어는 겨우 40여 종. 그 가운데 한글은 누구든지 쉽게 배울 수 있어 최근에는 외국으로 보급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의 소수민족인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했다. 이렇게 한글이 주목받는 이유로는 모음과 자음 24자를 기본으로 무한수에 가까운 소리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이 과학적이고 간결한 체계 덕분에 우리나라 문맹률은 1%도 채 되지 않는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한글은 백성이 나라말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글자이기 때문에 세계공용문자로 안성맞춤이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할 때 우리말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언어를 글로 다 표현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갈등을 해소하는 데 적합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 교수는 “인류와 나라, 종교, 이념 등 모든 갈등 원인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거나 단절됐기 때문”이라며 “한글은 특정 문화나 종교, 통치이념에 대해 중립성을 지키고 있어 공용어로 제격”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글이 과학적이고 이치에 맞게 발음 위치를 본떠서 만들어진 ‘소리글자’라는 점에 주목한다. 더 나아가 소리글자를 결합해 음절이나 형태를 표기하는 문자체계로 ‘한글의 과학성’에 집중한다. 이에 중국어 일본어 영어 등 외국어의 모든 발음을 한글로 적을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는 이색적인 주장도 나온다.

정원수 충남대 교수는 “로마자가 아닌 한글을 이용해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를 표기해야 한다”며 “한글은 음절 단위 형태로 표기할 수 있기 때문에 ‘한글 유니코드’를 수정·보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국인 유학생인 고여운(중국이름 과루원) 씨는 “현재 영어가 중국어 발음을 표기하고 있으나 영문자보다는 한글이 낫다고 생각했다”며 “지금까지 영문자가 세계 각국어 발음을 책임져 왔지만 이제 한글이 그 자리를 메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한글이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세계 언어를 표기하기 위한 연구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 우선순위다.

연구성과가 목표치에 달하면 현지사정에 맞게 한글을 보급해야 하고 유엔(UN)과 같은 국제기구를 통해 ‘세계공용문자’로 지정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글이 세계공용문자로 지정되면 ‘한글날’은 ‘세계 문자의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한글은 문맹 컴맹 넷맹 폰맹 퇴치의 도구이자 수단”이라며 “21세기 문화 블루칩”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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