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명절증후군의 묘약, 격려와 감사의 말
[사설] 명절증후군의 묘약, 격려와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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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지만 먹을거리, 입을 거리가 넘치는 요즘은 즐거운 날이 아닌 부담스런 날이 돼가는 듯싶다. 명절마다 상차림과 친지들 수발에 속앓이 해오던 며느리들이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하면서 명절증후군은 아내, 며느리에서 남편들에게까지 전염돼가고 있다. 큰 며느리들은 음식 준비에 투덜대고, 직장 생활에 지쳐있다 모처럼 맞은 명절 연휴에 시댁을 오가야 하는 며느리들은 또 그들대로 명절증후군을 호소한다. 이쯤되면 명절이 왜 생겼는지, 왜 명절을 쇠는지 의미부터 다시 짚어봐야 할 참이다.

우리 민족에게 추석이 언제부터 왜 있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예로부터 농사를 짓기에 태양을 숭상했고, 어두운 밤을 밝혀주는 고마운 달도 자연스레 숭상해오다 1년 중 가장 밝은 달이 뜨는 음력 8월 15일이 명절이 됐을 것이라 추정된다. 또 삼국사기를 보면 신라 유리왕이 부내 여자를 두 편으로 갈라 길쌈을 하게 했고, 8월 15일에 어느 편이 이겼는지를 판가름 했는데 여기서 가배가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과거 명절은 못 먹던 시절 모처럼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날이었고, 특히 한가위는 추수가 끝난 후 편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친지들과 덕담도 나누고 조상에게 감사한 마음을 드리는 날이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 때인가부터 격식에 매이면서, 명절은 먹지 않는 음식을 잔뜩 차리느라 돈 버리고 몸살 나는 날인 양 부정적 인식이 커가고 있다. 이런 현상을 보며 정작 예를 아는 이들은 격식에서 벗어날 것을 강조한다. 안 먹는 음식을 차리지 말고 모든 가족들이 잘 먹는 음식을 간소하게 차려서 음식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여서 모두가 즐거운 명절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시대가 변했다. 마음이 따르지 않는 격식은 준비하는 사람은 물론 주변까지 힘들게 한다. 사회적으로도 격식보다 현실에 맞는 상차림을 하도록 분위기를 바꿔갈 필요가 있다. 또 가족 모두가 함께 준비하고 함께 마무리하는 명절이 되도록 남성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 가풍에 따라서는 명절 음식을 남자들만 만지고 준비하는 곳도 있다.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눈치껏 힘든 며느리, 아내에게 수고와 감사의 말이라도 전하자. 말은 돈도 시간도 들지 않는 명절증후군의 최대 묘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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