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제공: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천지일보(뉴스천지)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인터뷰
“정부·조직위·IOC, 북한 올림픽 참가 지지”
‘경제·문화·환경·평화·ICT’ 올림픽 목표
패럴림픽, 올림픽과 동일한 비중 두고 준비

[천지일보=김성규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팡파르까지 이제 130여일 남았다.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로 한반도 정세는 긴장 상태이고 일부 국가에서는 북핵 위기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대회에 참가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 준비 상황에 대해 들어봤다. 이 위원장은 특히 ‘평화 올림픽’을 강조하며 “북한의 대회 참가를 위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현재까지 준비상황과 현 시점에서 조직위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지난 8월에 대회를 최종 점검하는 IOC 조정위원회가 끝났다. 개·폐회식장은 9월 완공됐고 대부분 경기장이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또한 조직위의 모든 업무는 경기장 및 대회 시설 중심 체제로 전환, 올림픽이 개막됐다는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남은 기간 선수·미디어·관람객 등이 불편이 없도록 대회 운영 관련 부분을 개선하는데 힘쓰고 먹거리, 즐길거리, 볼거리, 쉴거리 등을 개최도시와 집중 점검해 세계인들이 다시 찾는 평창이 되도록 하겠다.

- ‘평화 올림픽’을 만들기 위해 북한 선수단 참여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가.

스포츠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 노력은 우리가 먼저 나서야 하며 대북 제재와는 별개로 추진돼야 한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여를 지지하는 것이 우리 정부와 IOC, 조직위의 공통된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계속 독려해왔고,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 역시 북한 선수들이 평창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북한 장웅 IOC 위원도 지난달 13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IOC총회에 참석해 “정치와 올림픽은 별개의 문제라고 본다. 북한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자격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 만큼, 포기하지 않고 북한의 참가를 위해 노력하겠다.

- 오스트리아, 독일 등이 북한 핵·미사일 도발 등으로 안전성 문제를 제기했다.

조직위는 정부 및 유관기관들과 협력해 강력한 안전대책을 운영할 것이다. 큰 국제대회를 앞두고는 늘 남북관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으며 남북간 정치적 긴장관계는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라 수십년 간 이어져 오고 있는 상황이다.

스포츠에는 정치를 비롯한 여러 갈등관계를 뛰어넘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미 우리는 88 서울올림픽, 2002 한일월드컵 등 국제대회를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계획했던 대로 기억에 남는 대회가 되리라 본다.

-올림픽 이후 경기장 시설 사후활용도에 대한 우려가 있다.

얼마 전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국회 업무보고에서 “경기장을 대회 이후 다목적 체육시설로 전환해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밝혀, 운영주체가 결정되지 않은 나머지 3개 경기장도 조만간 활용방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장 사후활용은 강원도가 주체인 만큼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썰매 3종목이 열리는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 하단부의 5개 커브를 일반 관광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스타트 장소를 따로 만들었는데 이런 자원들을 활용해 올림픽 놀이동산과 같은 휴양지를 만드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이 열렸던 휘슬러 슬라이딩 센터도 지역주민과 관광객에게 개방해 상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참고할 것이다.

- 올림픽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살충제 계란 파동 등으로 국민들의 불안심리가 커져 축제를 즐길 분위기 조성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조직위는 지난 4월까지 치른 테스트이벤트를 통해 대회 붐업의 가능성을 보았다. 조직위 차원에서 국민들이 동계스포츠를 제대로 이해하고 함께 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인천공항을 비롯한 주요 공항, 역사에 평창 홍보체험존을 조성했고 서울역에는 올림픽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평창 공식 스토어도 오픈했다.

또 11월 1일부터는 전국 7500명의 성화 봉송 주자들이 101일 동안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본격적으로 붐업 분위기를 조성할 예정이다.

- 이번 올림픽의 목표는 어디에 두고 있는가.

평창이 개최지로 선정된 이후 ‘경제, 문화, 환경, 평화, ICT올림픽’이라는 다섯 가지 목표를 단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

IT 강국의 면모를 선보이기 위해 외국 선수들이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최첨단 로봇이 선수단을 맞이하고, 대회 기간 동안 날마다 축제가 열리는 문화 올림픽이 될 것이다.

또 북한의 참가를 적극 지원함으로써 평화올림픽 정신을 구현하고 경제올림픽이라는 목표에 맞게 재정 균형에도 힘쓸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저탄소와 그린, 지속 가능한 환경올림픽이 되도록 하겠다.

- 패럴림픽은 대중의 관심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이를 극복할 방안은.

패럴림픽의 성공이야말로 진정한 올림픽의 성공이자 완성이다. 패럴림픽의 성공 개최 여부는 우리나라가 한층 더 진일보된 사회가 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조직위는 ‘동일한 인력이 두 개의 대회를 준비 한다’는 ‘Same Worker, Two Games’ 원칙에 따라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동등한 가치와 비중을 두고 준비 중이다.

올림픽과 동일한 경기장, 인프라를 사용하고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기준과 접근성 관련 현행 법령 등을 준수하면서 각 분야를 준비하고 있다.

개최도시를 ‘무장애 관광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 정부와 조직위, 강원도, 개최도시 등이 국제 접근성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인프라와 서비스 운영에 있어서 최상의 접근성 확보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 현 시점에서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평창올림픽은 우리 세대에 다시 오기 힘든, 어쩌면 일생에 단 한번 뿐일 수 있는 지구촌 최대의 겨울스포츠 축제다. 평창대회 다음에는 2020 도쿄, 2022 베이징 등 연이어 하계와 동계올림픽이 열리면서 이제 지구촌 스포츠는 ‘아시아 시대’를 맞고 있다. 그 깃발을 평창이 들고 있고 성공 개최에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이제 약 4개월 뒤면 전 세계인의 시선과 발걸음이 평창·강릉·정선의 눈과 얼음 위를 향하게 된다. 평창올림픽의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 슬로건처럼, 국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응원해주고 역사의 현장에 함께 하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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