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모 사립대 총장 등 비리 혐의로 구속

(광주=연합뉴스) 교수채용 과정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자살한 시간 강사가 유서에서 거론했던 대학의 총장이 구속된 사실이 알려져 유서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28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5일 자신의 집에서 목숨을 끊은 광주 조선대 시간강사 서정민(45)씨는 유서에서 대략 2년 전 전남의 한 사립대에서 6천만원, 2달 전 경기도의 한 사립대에서 1억원을 요구받았다고 폭로했다.

여기서 거론된 전남의 한 사립대의 총장은 교수채용 과정에서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것으로 드러나 서씨의 폭로가 공감을 얻고 있다.

광주지검 장흥지청(지청장 김태철)은 2008년 교수 채용과정에서 지원자 4명에게 모두 4억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이 대학 총장을 지난달 초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총장의 친척인 이 대학 사무국장과 이들을 도운 행정실장도 구속 기소했다.

서씨가 유서에서 돈을 요구받았다고 밝힌 시점(2년 전)과 시점이 비슷하다.

그러나 이 대학 관계자는 "2008년 당시 서씨의 전공인 영어 관련 교수는 뽑지도 않았고, 서씨는 당연히 지원조차 하지 않았다"며 "금품수수도 총장과는 무관하게 아래 사람들이 잘못한 것인데, 대학 전체가 매도되고 있어 답답하다"고 해명했다.

대학 측의 주장과는 달리 서씨가 실제 돈을 요구받았다 해도 사법기관이 관련자를 처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교육 당국의 적극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서씨가 숨져 교수 채용 대가로 실제 돈을 요구받았는지 밝히기 어렵기도 하지만 밝힌다 해도 뇌물공여 의사표시만으로 처벌할 수 있는 국·공립대가 아니어서 처벌할 근거는 없다"며 "다만 교수공채와 관련한 의혹이 제기된 만큼 교육 당국에서 엄격한 실태조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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