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난 24일(현지시간) 한 소년이 "우리는 투표를 원한다"고 쓴 종이를 들고 카탈루냐 분리독립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문화·역사·언어 달라”… “저지 총력”
분리독립 찬반 묻는 투표 1일 강행

[천지일보=이솜 기자]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스페인 중앙정부의 저지 총력전에도 불구하고 내달 1일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라울 로메바 카탈루냐 자치정부 외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일요일 모든 카탈루냐 사람들이 평화적으로 투표할 것이다. 이 점에 한 치의 의문도 없다”며 투표 강행 의사를 확실히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스페인의 17개 자치정부 중 하나인 카탈루냐는 오는 10월 1일 스페인으로부터의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시행할 예정이다.

스페인 동북부에 있는 인구 750만명의 카탈루냐는 스페인 전체 경제의 20%를 차지하는 부유한 지역으로, 문화·역사·언어가 스페인과 다르다는 인식이 강해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카탈루냐가 정한 투표일이 가까워지면서 투표 자체를 무산시키려는 스페인 중앙정부와 이를 강행하려는 자치정부 간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중앙정부는 주민투표 자체를 헌법 위반이자 불복종 행위로 규정하고 경찰력 등을 동원해 저지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투표 저지를 위해 주민투표 공식 인터넷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선거 홍보물과 전단, 투표용지 1000만장을 압수했다. 투표일에는 투표소로 지정된 장소들에 경찰을 배치해 폐쇄할 계획이다.

이에 카를레스 푸이그데몬 카탈루냐 주지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투표를 막는 스페인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현재 중앙정부의 주민투표 대한 세상의 종말이라도 온 듯한 단속을 벌여 주민투표에 대한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카탈루냐에서 주민투표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적대감을 가졌던 사람들도 (중앙정부의 단속을) 민주주의 신념에 대한 공격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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