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태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진행된 영화 ‘대장 김창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감옥이라는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버리지 않고 민족의 지도자가 됐다는 일생의 앞부분 이야기하면 김구 선생님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 시대에 귀감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김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김창수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27일 서울 중구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대장 김창수(이원태 감독)’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이원태 감독이 김창수의 일생을 조명한 이유를 설명했다.

영화 ‘대장 김창수’는 1896년 명성황후 시해범을 죽이고 스스로 잡혀 들어가 사형선고를 받은 청년 김창수가 인천 감옥의 조선인들 사이에서 살아나오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백범 김구 선생에 대해선 많이 알지만 그가 김창수였다는 사실은 모든 세대가 잘 모른다.

이원태 감독은 “제 개인적인 계기가 있었다. 몇 년 전 아이와 상해 임시정부를 갔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작고 초라해서 임시정부 안을 보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며 “근데 어린 제 아이는 왜 우는지 모르더라. 그때 기본적으로 아는 게 있어야 감정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김구 선생님 이야기를 쉽고 재밌게 만들어서 사람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또 이 감독은 “우리가 있기까지 역사 속에 위대하신 분들이 많이 계신 데 그분들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게 많지 않다”며 “전형적인 지식만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아는 그분들의 빛나는 순간들이 있기 전까지 암흑과 고통의 시간, 그분들이 그렇게 하기 전까지의 시간을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흔히 김구 선생을 생각하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석, 그리고 그의 혁혁했던 독립투쟁과정을 떠올린다. 이 감독은 “가장 보편적으로 알고 제일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다”며 “그러나 그분이 역사 속에서 빛나는 순간이 있기까지 어떤 과정을 겪어 그 자리에 올랐는지를 시나리오 준비하면서 김구 선생님 관련 책을 읽는 등 공부를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김구 선생님이 김창수라는 당연한 사실을 모르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제 생각에 95%는 모르는 것 같아요. 김창수라는 20살 남짓의 젊은이가 백범 김구이며, 엄청난 일을 했다는 것을 꼭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옮기는 것은 사실과 픽션 사이를 줄타기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이 감독은 “사실 역사물을 소재로 콘텐츠로 만드는 모든 창작자들은 많은 두려움을 가지고 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저는 역사를 연구실이나 박물관에 모셔 놓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대중에게 선보이고 콘텐츠로 만드는 것이 역사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절망 끝에 선 한 청년이 희망을 찾는 영화 ‘대장 김창수’는 오는 10월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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