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의 대치 상황이 심상치 않다. 그야말로 일촉즉발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핵 야심을 버리지 않는다면 북한을 파괴해 버린다”는 유례없는 말폭탄을 던졌다. 이후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정권 최고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성명을 내고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응수했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도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초강력 말폭탄을 터트렸다. 그는 “과대망상이 겹친 정신이상자, 거짓말의 왕초, 악의 대통령”이라는 원색적 표현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다. 또 “미국이 군사공격을 할 기미가 보이면 선제 행동에 나서겠다”고 위협했다.

우리나라 입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그냥 간과할 수만은 없다. 특히 미국은 그간 여려 차례 타국을 침공한 전력이 있다. 과거 화학무기와 살상무기 개발이 의심되던 이라크를 침공했고, 9.11테러의 보복으로 아프간을 침공해 16년째 내전을 치르고 있다. 이런 전력을 지닌 미국이 자신의 나라를 향해 미사일을 쏘고 핵을 날릴 수도 있다는 북한을 선제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냥 믿고만 있을 수는 없다.

그러나 역사는 분명히 말한다. 전쟁은 또 다른 보복 전쟁을 낳고, 무고한 희생과 셈법으로 가늠이 어려운 손실을 가져온다는 것을 말이다. 2차 세계대전으로 이를 뼈아프게 경험한 인류가 만든 것이 바로 지금의 유엔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결코 전쟁만은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그리고 최근 800만불 대북지원을 확정했다. 그러나 한반도 안보가 위협받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정작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너무 미미해 안타까울 뿐이다.

모두가 바라는 전쟁 없는 세상, 한반도 평화를 위해 우리 정부가 지금이라도 고려할 부분이 있다. 과거 우리와 같은 분단국가였던 독일의 통일은 민간단체가 주도했다는 점이다. 매주 월요일 기도회로 인해 동독 전체에 통일을 염원하는 분위기가 번져 나갔고, 이는 정치권을 움직여 ‘국민이 원하는 통일을 이루자’는 결론에 이르렀던 것이다. 이처럼 한반도 평화통일이 정치 논리로 안 된다면,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민간단체를 통해서라도 중재에 나서도록 하는 다각도의 안보·평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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