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한적한 도로에서 길을 막아 놓고 두 대의 자동차가 나란히 출발신호를 받고 최대 속도로 달려간다. 길의 끝은 낭떠러지로 가장 근접한 거리에서 제동을 걸어야 살 수 있다. 운전자는 상대 차가 먼저 제동을 걸기를 바라며 바싹 긴장을 하고 달린다. 갱들이나 영화에서 곧잘 등장하는 이 짧은 경주는 서로의 목숨을 내놓고 하는 경기이다. 둘 다 소심하지 않음을 증명하기 위해 최대 속도로 달리며 먼저 핸들을 꺾지 않는다. 먼저 꺾거나 브레이크를 잡으면 상대보다 간담이 작은 것이 증명이 되고 끝까지 달리자니 목숨이 달린 문제라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은 이를 즐긴다. 둘 중 하나가 아니면 둘 다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게임이다. 북한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서로에게 누가 더 센지 도발적인 발언들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라는 말에 격분한 김정은은 ‘깡패, 늙다리 미치광이’로 그를 지칭하며 초강경대응을 펼칠 것임을 시사했다. 그것도 사상 최초로 최고 지도자 이름을 내걸며 성명까지 발표하여 반드시 할 것임을 공표했다.

초강대국 미국의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과 치킨게임을 시작했다. 누가 먼저 피해서 겁쟁이 소리를 들을까. 북한의 핵문제는 2002년 12월 핵동결 해제 선언이 발단이 된다. 이때부터 그들은 가공할 핵무기 개발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동태를 주시하지 못했으며 그들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방치한 것이다. 지금 그 결과물로 우리는 물론 세계를 위협하는 북한에 미국의 대통령은 초강경 멘트로 북한을 자극한다. 이들을 지켜보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가 북한을 재인식하며 그들을 다시 보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사정권에 드는 국가들은 이들의 언쟁에 집중하고 있다.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는 북한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데 동조했다.

우리나라와 북한은 전쟁을 잠깐 쉬고 있는 휴전상태의 대치 중이다. 어느 한 측의 도발은 바로 휴전의 해제로 전쟁의 시작이 된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우리의 의사는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고 우리의 힘으로 이들을 방어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갤러리들처럼 우리는 이대로 가만히 지켜만 볼 것인가?

모두가 인정하는 것은 서로의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 대참사가 벌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참사를 막는 길은 다른 창문을 여는 것이다. 충돌을 막고 서로가 명분이 서면서 평화를 지속해 갈 수 있는 방법이다. 북한은 미사일 도발과 수소폭탄의 실험으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과시했다. 그들 역시 세계 최강의 국가와 맞붙는 것이 득이 될 것이 없기에 지켜보는 사람과 또 경쟁 당사자들이 납득할 만한 명분이 있다면 죽음을 각오하는 경쟁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남의 일처럼 그냥 보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미국이 그렇게 긴장구도를 강화하는 것은 목적이 있어서이다. 다급해진 우리나라가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고가의 장비와 무기는 물론 불리한 계약을 하도록 압력을 높이는 것이다. 바로 앞이 아닌 여러 수를 읽어 이러한 수를 지혜롭게 피하면서 우리의 입지를 세울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전술이 필요한 것이다. 치킨게임에 많은 변수를 고려하지 말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취하고자 하는 목적을 이루도록 명목을 세워주면 된다. 피할 여지를 주고 몰아대야 극단의 선택을 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그것이 모두의 안전과 평화를 위한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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