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7 한가위 명절선물전 & 소금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영란선물 특별관’에 전시된 5만원 미만의 선물세트를 구경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초반보단 느슨해져… 먹는 것에 대한 경계심은 풀린 듯
점심·티미팅 비중 커져…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늘어”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오는 28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1년을 맞이하는 가운데 기업은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지난해 이 법이 시행되면서 대다수 기업은 대외 창구를 맡고 있는 홍보와 대관 부서를 대상으로 집중 교육을 하는 등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김영란법 시행 1년을 앞둔 시점에서 대다수 기업은 초반에 비해 느슨해진 감은 있지만 접대문화의 큰 변화가 있었다고 인식했다. 다만 먹는 것에 대한 경계심은 다소 풀렸다는 의견이 많았다.

10대 그룹 한 홍보 관계자는 “시행 초기에는 3만원 이하의 가격을 의식하고 조심했는데 이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30대 그룹 홍보 관계자는 “예전처럼 저녁 미팅 때 2차로 룸살롱 같은 비싼 술집에 가는 것은 없다”면서 “3명이 함께 술을 마시고 비용이 10만원 이상 나와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도 “예전처럼 먹고 마시는데 흥청망청 돈을 사용하지 않을 뿐 가격에 큰 구애를 받지 않는다”며 “다만 경조사비 지급이나 골프 접대에서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조사비는 회사 이름으로 10만원밖에 줄 수 없고 골프 접대 비용은 회사에서 처리가 아예 안 된다”며 “특히 골프 접대에 드는 비용이 사실상 사라져 접대비가 70% 가까이 줄었다”고 강조했다.

공기업 홍보팀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경조사에 화환 보내는 것은 물론 명절마다 선물 보내는 것 역시 일절 안 하고 있다”면서 “인간관계 도리 차원에서나 내수 진작을 위해서도 과하지 않게 어느 정도는 허용이 돼야 하는데 답답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유통업계 홍보 관계자 역시 “선물 보내는 건 아예 없앴다”며 “혹시나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수 있어 기자간담회 같은 자리를 통해서 나눠주는 편”이라고 했다.

또한 김영란 법 시행 후 점심이나 티미팅의 비중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게임업체 한 홍보팀 관계자는 “주간 시간 대부분을 미팅으로 보내고 처리해야 할 업무가 밀리다 보니 야근하는 횟수는 많아졌지만, 오히려 저녁 미팅했던 때보다 집에 들어가는 시간은 빨라졌다”고 말했다.

미팅이 낮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법 시행 전보다 여유로워진 삶에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저녁 시간이 조금은 여유로워졌다”며 “저녁에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횟수가 예전에 비해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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