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19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강진으로 무너진 건물더미에서 구조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멕시코부터 뉴질랜드→대만→일본→인니
환태평양 조산대 주변서 규모 6.0 지진
50년마다 대지진 온다는 ‘주기설’ 고개
상관관계 불확실… “멕시코와 관계 없어”

[천지일보=이솜 기자] ‘불의 고리(Ring of Fire)’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의 지각활동이 심상치 않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약 2주도 채 안 돼 7.1~8.1의 강진이 발생한 데 이어 뉴질랜드, 대만,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서 규모 6.0 안팎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자 50년 주기로 대규모 지진과 화산 활동이 발생한다는 일부 학자들의 ‘주기설’까지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환태평양 조산대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 뉴질랜드 등 태평양의 여러 섬, 북미와 남미 해안까지 이어지는 고리 모양의 지진·화산대로, 지구상에서 가장 지진 활동이 활발한 지역 중 하나다.

세계 활화산과 휴화산의 75%가 이 지역에 몰려있으며 지구상 지진의 약 80%가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한 멕시코에서는 지난 7일 규모 8.1의 대지진이 일어난 지 12일 만에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해 200여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특히 멕시코 시티가 지진에 취약한 이유로는 여러 지각판 위에 있는 점, 한 때 고대 호수가였던 부드러운 토양 위 일명 ‘젤리 지형’에 세워져 지진파의 증폭효과가 크다는 점 등이 꼽힌다.

멕시코 지진 이후 환태평양 조산대 부근에서 규모 6.0 안팎의 지진이 산발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일 오후 남섬 세던에서 북동쪽으로 30㎞ 떨어진 쿡 해협에서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대만 동부 화화롄현 동쪽으로 74.6㎞ 떨어진 해역에서 규모 5.7의 지진이 발생, 대만 전역에서 진동을 느꼈다. 21일 새벽에는 일본 후쿠시마 현에서 322㎞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규모 6.1의 지진이 났으며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인근과 남태평양 바누아투 에로망고 섬에서도 각각 규모 5.7, 규모 6.4의 지진이 연달아 관측됐다.

▲ (출처: 연합뉴스)

아직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멕시코 지진 후 나타난 흔들림에 해당 지역 주민들뿐 아니라 환태평양 조산대 주변까지 공포에 떨고 있다.

여기에 ‘50년 대지진 주기설’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는 1960년대 칠레에서 규모 8.5가 넘는 대지진 이후 50년만인 2010년 또 칠레에서 규모 8.8의 대지진이 발생하고 2011년 일본, 2013년 쓰촨성 대지진 등 50년 주기로 대규모 지진, 화산 활동이 발생한다는 학설이다.

그러나 지진들 간 상관관계도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기설’은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미 조지아공과대 앤드류 누먼 교수는 ”지구 전체로 봤을 때 지진들이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진 않다”며 “큰 지진의 뒤를 잇는 여진은 오직 지역 내에서만 일어난다”고 CNN을 통해 지적했다.

이번 멕시코 지진으로 주변 지역인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불안감이 커지자 지진 학자인 루시 존스도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규모 3의 지진은 몇 분 간격으로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지난주에만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지진이) 6번 있었다. 멕시코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도 “큰 지진 이후의 여진은 증명된 상황이지만 규모 9.0 이상의 대지진 같은 경우가 아니고서야 앞선 지진이 인근 지역의 지진을 유발했다고 보기는 무리”라며 “이번 멕시코 지진 이후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지진이 난 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본래 발생 빈도가 높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또 ‘50년 대지진 주기설’에 대해서는 “1950~60년대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강지진이 한동안 잠잠하다가 2004년부터 다시 일어나니까 50년주기라고 단정한 내용”이라며 “지진계가 1900년부터 나왔기 때문에 그 이후부터의 규모만 알 수 있고 이전의 규모는 모르는 상태다. 그러한 면에서 주기설은 굉장히 근시안적인 해설이며 그렇게 해석할만한 자료가 충분치 않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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