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아메리칸 메이드’. (제공: UPI코리아)

‘엣지 오브 투모로우’서 환상 호흡
톰 크루즈·더그 라이만 감독 재결합
美현대사 전설적 인물 ‘베리 씰’ 실화
톰, 영화 속 비행 장면 전부 직접 해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누구나 큰 한방을 꿈꾼다. 그러나 그 한방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기란 쉽지 않다. 여기 인생을 던져 한방을 터뜨렸던 한 남자가 있다. 바로 영화 ‘아메리칸 메이드’의 ‘배리 씰(톰 크루즈)’이다.

영화 ‘아메리칸 메이드’는 평범한 삶을 살던 한 남자 배리 씰이 정부를 비롯해 거대 마약밀매조직을 상대로 대범한 사기를 벌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 이야기는 실화임.’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는 자막으로 시작된다. 1978년 ‘배리 씰’은 뉴욕에서 워싱턴, 워싱턴에서 시카고로 고객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시는 TWA의 민항기 1급 파일럿이다. 매일 똑같이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즐거운 일 하나 없이 무료함을 느끼던 배리 씰은 쿠바산 시가를 밀수하는 방법으로 용돈 벌이를 한다.

▲ 영화 ‘아메리칸 메이드’. (제공: UPI코리아)

시가를 밀수하던 어느 날 배리 앞에 나타난 CIA ‘몬티 쉐이터(도널 글리슨 분)’가 나타난다. 쉐이퍼는 뛰어난 비행 능력을 가진 배리 씰에게 시가 밀수를 눈감아주는 조건으로 CIA와 손잡고 국가를 위해 중앙아메리카 내 있는 공산주의자들의 사진을 찍어달라고 제안한다. 공산주의와 전쟁을 선포했던 미국은 비밀 프로젝트라는 명목으로 배리 씰의 비행 능력을 이용하고자 했다.

그날로 배리 씰은 안정적이고 평범했던 일상을 때려치우고 CIA와 손을 잡는다. 실력을 인정받은 배리 씰은 파나마에서 군사 기밀을 사오는 임무를 맡아 성공적으로 끝낸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더 위험한 일을 많이 맡게 된다. 이후 그를 지켜보던 마약밀매조직의 솔깃한 제안을 받게 된 배리 씰은 위험한 범죄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맞췄던 더그 라이만 감독과 배우 톰 크루즈가 다시 뭉쳤다. 둘은 전작과 달리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범죄 액션 영화 ‘아메리칸 메이드’를 선택했다. 더그 라이만 감독은 “배리 씰 이야기에는 관객들이 즐거워할 만한 영화적 요소들이 모두 있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더그 라이만 감독의 말처럼 배리 씰은 미국 현대사의 일대 파란을 일으킨 전설적인 인물이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은 살았던 배리 씰의 인생을 ‘아메리칸 메이드’에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관객을 이끈다.

CIA와 일하던 배리 씰은 마약밀매조직과 손잡고 이중 스파이가 됐다가 다시, 범죄조직과 손잡는다. 한순간도 위태롭지 않은 장면이 없다. 국가를 위해 시작했다고 하지만 사실 그는 돈과 가족이 최우선이다. 사랑하는 아내와 토끼 같은 자식들을 위한다며 그는 위험한 일에 뛰어들어 어둠의 세계에서 돈을 번다.

물론 배리 씰은 영웅이 아닌 범죄자다. 가족을 위한다지만 엄연히 그가 한 일은 범죄이며,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배리 씰은 법망을 요리조리 피해 범죄를 저지르고, 마약을 운반하다 만난 단속기관의 비행기와 추격전을 벌인다. 결국 FBI, CIA, 백악관, 마약 밀매조직을 아우르던 그는 모두의 타깃이 된다.

배리 씰은 비행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 외에 다른 영화의 주인공처럼 큰 능력을 갖추지 않았다. 다만 그에겐 남들보다 뛰어난 눈치와 배짱이 있었다. 이 때문에 국경과 지위를 넘나들며 크게 한방을 치는 것이다.

▲ 영화 ‘아메리칸 메이드’. (제공: UPI코리아)

할리우드 특유의 위트는 칙칙할 것 같은 범죄 영화에 사이다를 선사한다. 여기에 ‘친절한 톰 아저씨’의 화려한 액션은 보는 사람을 시원하게 한다. 놀라운 사실은 영화 속 모든 비행 장면을 톰 크루즈가 직접 비행기를 조종해 촬영했다는 점이다. 앞서 ‘탑건’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미이라’ 등에서 비행기 액션을 선보인 바 있는 톰 크루즈는 1967년부터 1975년까지 운행됐던 비행기를 조종했다.

전개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냉전 시대의 세계사를 잘 알지 못하는 관객은 이해가 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배리 씰이 직접 내레이션을 통해 설명해주기 때문에 영화 관람에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

1980년대 미국 남부의 스타일이 그대로 재연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톰 크루즈는 카우보이 부츠, 가죽 카라 자켓, 서부 스냅 버튼이 달린 셔츠로 당시 스타일을 재현했다. 몬티 쉐이퍼 역에 도널 글리슨은 직접 애틀랜타의 빈티지 옷가게에 찾아가 파란 자켓을 구매해 선보이기도 했다.

톰 크루즈의 화려한 액션과 기교를 보고 싶었던 관객은 영화를 보고 실망할 수 있다. 영화는 어떤 것도 개의치 않고 짜릿하게 비행을 한 남자의 인생을 담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지난 14일 개봉해 절찬 상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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