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천안함 조사 발표 이후 중국이 전통적인 혈맹인 북한과 주요 교역국인 한국의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고 주요 외신들은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은 26일 천안함 사태가 중국의 북한에 대한 `충성도'를 시험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천안함 침몰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북한의 책임을 인정하는 입장으로 기울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중국 지도자들이 핵 문제로 자신들을 난감하게 하고 중국의 시장주도 경제정책을 따를 생각이 전혀 없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갈수록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고 전했다.

예측가능하고 중국에 순응적이었던 김일성 주석과는 달리 김 국방위원장은 예측 불가능하고 파악하기도 어려운 상대라는게 중국 정부 전 고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AP통신은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이후 중국이 북한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는 한국과 미국의 요구를 외면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점점 고립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소의 궁커위는 "중국이 북한을 압박할 경우 위기로 이어질 수 있어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국이 계속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일부 국가들이 역내에서의 중국의 영향력과 중국이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인지를 의심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28일 한국을 방문하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한.중.일 3국 정상 회담에서 천안함 사태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인정하라는 한.일 양국의 압력을 거부할 것으로 분석했다.

상하이 푸단(復旦)대 선딩리 교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한반도에서 분쟁이 발생하는 것을 피하고 싶어하며 이번 사태에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할 경우 북한을 자극해 전쟁으로까지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신썬(張흠<金 3개>森) 주한 중국대사는 원자바오 총리의 방한을 앞두고 27일 보도된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이 양국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천안함 사태에 대한 언급은 피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중국의 난처한 입장을 보여줬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천안함 사태가 한반도에 뿌리 내려있던 냉전의 상처들을 다시 끄집어내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가 북한을 `주적(主敵)'으로 인식하는 군 작전 개념을 부활키로 했으나 북한 주민을 동포로 여기는 한국인들이 를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젊은층과 정치적 좌파들은 여전히 북한에 우호적인 입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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