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중국의 거만함에 주변국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해 중국이 북한의 편을 들고 있다는 우려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에 미국과의 친선 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우선 한국의 대중(對中) 관계가 천안함 사태로 인해 시험대에 올라 있다고 전했다.

46명의 인명이 희생된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지 근 한 달동안 중국은 한국 정부에 위로의 표시도 보내지 않았으며, 특히 후진타오 주석이 그 와중에 북한 지도자 김정일과 회담을 가진 것은 한국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후진타오-김정일 회담은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지 불과 며칠후에 이뤄졌으며, 중국 정부는 김정일의 방중에 대해 이 대통령에게 한마디 귀띔도 하지 않았다고 이 신문이 한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해 국제 조사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고 발표한 이후에도 중국이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한국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지난주 미.일 양국이 주일미군 후텐마 기지를 기존안대로 오키나와현 안으로 옮기기로 합의한 것도 아시아 국가들의 최근 반중국 정서를 대표하는 예로 제시했다.

지난해 9월 집권한 민주당 정권은 2006년 자민당 정권과 미국 측의 합의를 부정하면서 기지를 오키나와 현 밖으로 옮기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를 수정해 기존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천안함 사건 등 한반도 정세를 언급하며 "동아시아의 안보 환경에는 불확실성이 많이 남아있다. 이런 와중에 해병대 등 주일미군의 억지력을 약화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중.일은 지난달에도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해양조사선의 동중국해 인근 측량과정에서 중국 함정이 조사 중단을 요구하며 마찰을 빚는 등 최근 몇달 동안 배타적 경제수역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어왔다.
한.일 외에도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역시 중국이 자국에 대한 군사적.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에 반발해 미국과 더 밀접한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하와이의 싱크탱크인 태평양 포럼 CSIS를 이끌고 있는 랄프 코사 전 미 공군대령은 "미국은 중국이 북한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 대해 감사편지라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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