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연합(URI-Korea, 상임대표 박남수)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종교와 정의’라는 주제로 세계평화의 날(매년 9월 21일) 기념 및 제90차 평화포럼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자기 종교만 제일이란 인식… 타 종교인 무시”
한국종교연합, 제90차 평화포럼 ‘종교와 정의’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이 200만명을 넘어섰다. 결혼, 직장 등의 이유로 외국인들이 한국을 찾는다. 그들이 바라본 한국의 종교와 정의에 대해 심도 있게 대화하는 장이 마련됐다.

8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연합(URI-Korea, 상임대표 박남수)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종교와 정의’라는 주제로 세계평화의 날(매년 9월 21일) 기념 및 제90차 평화포럼을 열었다. 이날 평화포럼의 패널로 초청된 외국인들은 타 종교를 배척하는 일부 종교인들의 행태를 한목소리로 꼬집었다.

결혼이주여성 모임인 생각나무BB센터 안순화(중국 하얼빈) 대표는 다양한 종교와 다문화 사회를 이루고 있는 한국 사회 속에서 바라본 종교에 관해 이야기했다. 안 대표에 따르면 공산체제 중국은 정부의 허락 없이 함부로 종교단체 등을 설립할 수 없지만, 수천 년의 역사·전통으로 이어져 온 불교와 도교, 이슬람, 천주교, 개신교 등 여러 종교가 형성돼 있다.

안 대표는 “한국은 다양한 종교문화가 발달되고 자유로운 것을 보고 제일 신기했다”면서도 “일부 신앙인은 자기의 종교만이 제일이라며, 다른 종교(인)를 존중하지 않은 경우를 종종 봤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주민들의 인권뿐 아니라 종교의 자유도 보장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종교계가 앞장서 나서주길 희망했다. 안 대표는 “결혼이민자들은 자신이 믿는 종교를 지키고 싶어 한다”며 “모든 국민은 피부색, 성별, 지역, 종교 등 모든 것과 상관없이 자유결정권을 가진다. 인간으로서 당연한 권리”라고 말했다. 끝으로 “대한민국은 현재 약 200만명이 넘는 이주민이 살고 있다.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배려하는 한국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캄보디아(캄보치아) 출신인 타잉속 첸다씨가 발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고향 파키스탄을 떠나 한국에서 생활하는 김대성씨는 이슬람국가 파키스탄과 한국 문화차이를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이슬람만 믿는다. 한국에 이렇게 많은 종교가 있는 줄 몰랐다”며 “그런데 무슬림(이슬람교도)이 생활하기에는 어려움이 뒤따른다. 직장(1일 5회 기도시간)과 음식(할랄) 등 적응이 쉽지 않다. 종교를 믿는데 있어서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편하게 바라봐 주면 좋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캄보디아(캄보치아)에서 온 타잉속 첸다씨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많은 문화를 배웠고, 사찰과 교회 등을 방문하며 여러 종교인들도 접했다. 그렇지만 아쉬움도 없지 않다. 첸다씨는 “가장 아쉬운 것은 자기 종교만을 우선시하고 타종교를 배척하는 것은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몽골 출신 우덜거르마씨도 ‘몽골의 종교, 몽골과 한국문화의 비교’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한편 한국종교연합은 앞으로 성직자들이 말하고 싶은 ‘종교와 정의’를 주제로 토론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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